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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4차 산업혁명 대비한 ‘융·복합 의료기술’ 연구 활발

입력 | 2019-08-30 03:00:00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신기술 접목… 첨단내시경 수술법 등 잇따라 개발
29일 세브란스병원서 심포지엄 열려




연세대 장양수 의대 학장(협약서 든 왼쪽)과 홍대식 공대 학장(협약서 든 오른쪽)을 비롯한 양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이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공동 심포지엄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연세대 제공

올 1월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구교철 교수와 연세대 기계공학과 박노철 교수 연구팀은 콩팥과 방광을 잇는 요관의 결석을 제거하는 새로운 내시경 수술법을 개발했다. 내시경 삽입 압력을 낮추는 장비를 활용해 수술 안전성을 높이고 환자의 불편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수술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연구의 시작은 2017년 열린 연세대 공대와 비뇨의학과의 공동 심포지엄이었다. 공대에서 “왜 힘들게 개발한 장비를 의사들은 사용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드러내자 의대 교수들은 “현장 요구에 맞는 장비를 개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첨단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의료 전문성과 공학 기술력을 결합한 공동연구를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과 첨단 소재를 의료 현장에 접목하는 학문 간 융·복합 연구가 활발하다. 연세대는 2017년부터 의료연구단을 구성해 공동연구와 강의를 해왔다.

연세대는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집약하고 최신 연구 동향을 소개하기 위해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 암병원에서 ‘4차 산업혁명 대비 융·복합 의료분야의 공동협력 증진을 위한 발전 협약식 및 공동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방승민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외부에서 조종하는 캡슐형 내시경을 선보였다. 기존 내시경과 달리 환자의 번거로움과 고통을 줄일 수 있고 모든 소화기관 검사가 가능하다. 진단도 1시간 내에 이뤄진다. 방 교수는 “의사와 공학자의 꾸준한 소통이 새로운 의료기기나 치료법 개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영상 분야는 AI 활용이 무척 활발하다. AI가 외부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성장하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가장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어서다. 융·복합 연구는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준상 기계공학부 교수는 “일본과 독일 제품이 많은 광학장비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해 대체 기기를 생산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의대와 공대의 공동 강의 및 연구를 내년부터 정식으로 도입한다. 올 1학기에는 공대와 의대 교수 4명이 참여한 과목을 시범 운영했다. 혈관과 식도 등에 삽입하는 스텐트를 기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설계하고, 3차원(3D) 프린터로 만들어내는 등 성과도 적지 않다.

연세대 관계자는 “AI 활용에 익숙한 융·복합형 의료 인재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AI 대학원을 중심으로 한국형 의료 기술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