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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혁명’ 주도 조슈아 웡, 체포됐다 석방…31일 대규모 집회 취소

입력 | 2019-08-30 21:36:00

조슈아 웡과 아그네스 초우 - SCMP 갈무리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강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홍콩 경찰은 30일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黃之鋒·23)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함께 우산혁명을 이끈 아그네스 초우(周庭·23) 등 민주 진영 인사들을 체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이날 반나절 만에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홍봉 밍(明)보 등 홍콩 언론들은 홍콩 경찰이 이들을 충분한 증거 없이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데모시스토당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웡이 오늘 오전 7시 30분 갑자기 길거리에서 미니밴에 태워져 끌려갔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웡과 초우는 이날 오후 1만 위안(약 170만 원)을 내는 조건으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초우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에 검거된 이후 두 차례 “수색을 받았으며 한 번은 바지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알더 쑨(孫曉嵐) 전 홍콩대 학생회장, 홍콩 독립운동을 주도하는 야권 인사인 앤디 찬(陳浩天·29)도 내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밍보는 전했다.

한편 30일 오전 이들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31일 예정된 대규모 송환법 반대 집회를 시민들의 안전을 이유로 취소했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경찰 허가가 날 때까지 9월 초 집회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앞서 홍콩경찰은 폭력시위를 이유로 이들의 시위를 금지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우리는 언제나 평화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법적인 집회를 개최했다“며 ”홍콩 시민들께서는 부디 안전히 있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일부 시위대는 1~2일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도로와 철도를 점거하는 공항 봉쇄 시위를 예고했다고 SCMP가 전했다. 홍공공항 측은 일부 항공편에 대한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을 통해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단순히 중국 주권의 상징이 아니며, 필요하다면 국가를 지킬 의무가 있다“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강조했다. 로이터는 중국 지도부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홍콩 국경 인근 선전에서 인민해방군이 물대포를 이용한 대규모 시위 진압 훈련을 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