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8개월 논의 합의 못이뤄 소득대체율 45%-보험료율 12%案 경영계 등 반대… 다수안으로 제시 총선 앞둔 국회 소극적… 표류 가능성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특위는 30일 국민연금 개편안 3가지를 발표했다.
소득대체율(은퇴 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현행 40%에서 45%로 높이고 1998년부터 그대로인 보험료율(월급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 9%를 10년간 12%까지 인상하는 것이 다수안으로 제시됐다. 이 안은 경영계와 소상공인연합회를 제외한 연금특위 위원들이 찬성했다. 경영자총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 부담을 높이는 보험료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행안 유지를 제시했다.
경사노위의 단일안 도출 실패는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4가지 개편안을 던져놓고 사회적 합의를 요구한 것부터 보험료 인상의 후폭풍을 우려한 책임 떠넘기기였다는 얘기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료 인상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복수(複數)안으로는 국회 논의의 동력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은 커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020년 합계출산율을 1.24명으로 가정하고 연금 고갈 시점을 2057년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떨어지는 등 보험료를 낼 생산가능인구는 더 빨리 줄어들고 있다.
연금특위 위원인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올해 통계청 인구추계를 바탕으로 했을 때 2060년 보험료 수입은 기존 추계보다 10.8% 줄어든다. 김 교수는 “올해 태어난 아이가 40대가 되면 버는 돈의 30.3%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