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또다시 대미 비난 담화를 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두며 ‘불량행동을 좌시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우리를 심히 모독했다”며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북조선의 불량행동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였다’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하여 우리를 또다시 자극하였다”며 “‘불량행동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우리를 심히 모독한 것은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7일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북한의 불량행동이 좌시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이행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평가하며 외교적 해결 노력을 이어갈 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담화는 “폼페이오의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되어 있는 조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하였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6월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실무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2달이 지나도록 진전되지 않고 있다.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전략적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여전히 물밑에서 힘겨루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담화 역시 실무협상 지연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동시에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담화는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 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이상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