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크기 미니 뇌 ‘오가노이드’… 6∼9개월 미숙아 뇌파와 비슷 자폐증 등 뇌질환 원인 규명 기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이 줄기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 배양 10개월째인 뇌 오가노이드는 완두콩만 한 크기다. UC샌디에이고 제공
알리송 무오트리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의대 세포 및 분자의학과 교수 팀은 대뇌피질에서 신경망을 구성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완두콩 크기의 이 미니 뇌를 만든 목적은 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과학자들은 뇌세포끼리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기 위해 줄기세포로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고 있다. 사람 뇌는 다른 동물보다 훨씬 발달했기 때문에 동물 실험으로는 연구에 한계가 있고, 사람의 뇌는 직접 들여다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오트리 교수팀은 10개월간 수백 개의 뇌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면서 전극을 붙여 뇌파와 유사한 전기적인 활동이 일어나는지 지켜봤다. 2개월 뒤 뇌 오가노이드에서 발생한 전기신호를 포착했다. 처음에는 동일한 주파수의 전기신호가 불규칙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주파수에서 규칙적인 전기신호가 잡혔다.
과학자들은 이 미니 뇌에 다양한 종류의 뇌세포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아직 생각을 하거나 감정을 느끼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무오트리 교수는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신경망 발달 과정과 뇌 세포 간 신호 전달 과정을 연구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자폐증이나 뇌전증, 조현병 등 뇌 질환이 발생하는 원인과 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스템셀’ 8월 29일자에 발표됐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