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 요청에 말 아껴… “한국과 좋은 관계” 재차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국 내 주한미군의 용산 기지 반환 문제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이어 미군기지 반환에 대해서도 한국과의 ‘좋은 관계’를 거론하며 판단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향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미군기지 반환 요청 등 최근 움직임과 관련한 질문에 “글쎄, 우리는 한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추가 언급이나 구체적 내용은 덧붙이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평택기지로 이전 완료했거나 이전 예정인 26개 미군기지에 대한 조기 반환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지소미아 복원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미국을 상대로 맞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이 미국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한미동맹을 더 흔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원론적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출했을 때에도 “문(재인) 대통령도 나의 아주 좋은 친구다.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