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 확산]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교수들 고교생 인턴 참여 사실 몰라… “보통 법대생들이 하는 자리” 당시 센터 차원 선발공고 없어… 조국, 해당 국제학술대회 주도 曺후보 딸, 서울대-공주대 인턴 겹쳐… 한국당 “26개월 인턴, 허위 가능성”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A 교수는 1일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의 아들 장모 씨(28)가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A 교수는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에 참여 교수로 이름을 올린 8명 중 한 명이지만 장 씨는 물론 고교생 인턴의 선발 사실조차 몰랐다고 했다. 당시 장 씨의 한영외국어고 3학년 동기생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도 비슷한 시기 같은 센터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서울대 인턴을 하기 두 달 전인 같은 해 3월 조 씨는 장 씨의 아버지가 책임저자인 대한병리학회지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출판 승인을 받았다.
○ “공익인권법센터, 고교 인턴 거의 없어”
다만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는 “정식 인턴이라기보다는 교수 개개인이 알음알음 선발한 뒤 다과를 나눠주거나 접수를 돕는 안내원 역할을 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다른 한 교수는 당시 고교생 인턴의 선발 과정을 조 후보자나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 등 두 명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해 5월 인턴 과정이 끝나는 당일 서울대에서 열린 사형제 폐지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형사법을 전공한 조 후보자 등이 주도했다.
같은 센터에서 인턴을 한 조 씨와 장 씨는 한영외고 영어과 18기 동기로, 해외진학프로그램(OSP·유학반)에서 함께 활동했다. 당시 OSP엔 이례적으로 학생 아버지들의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2007년 7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 12일 동안 장 교수가 소속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활동을 한 뒤 2009년 3월 확장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인 대한병리학회지에 1저자로 등재됐다.
장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씨를 인턴으로 선발한 경위에 대해 “부인이 조 후보자의 부인과 한영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돼 조 씨를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를 만난 적 있냐는 물음에는 “학부모 모임에서 조 후보자를 한두 번 봤을 것”이라고 했다.
○ “같은 기간 서울과 공주에서 인턴 활동 기재”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일 공개한 조 씨의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같은 기간에 서로 다른 곳에서 인턴을 했다고 기재한 대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생활기록부에 따르면 조 씨는 한영외고 3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2009년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조 후보자가 몸담고 있었던 서울대 법대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각각 인턴을 했다고 기재했다. 똑같은 인턴 경력을 각기 다른 것처럼 두 차례로 부풀려 적었거나 같은 기간에 두 가지 인턴을 병행했다는 뜻이다.
또 생활기록부에 따르면 조 씨는 고교 3년 동안 공주대에서만 총 26개월 동안 인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 조 후보자 딸이 공주에 있는 대학에서 26개월간 인턴을 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박상준·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