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논란 첫 언급… 野 “제도탓 넘겨”
청문회 2일-3일 개최 사실상 무산… 文 “정쟁에 좋은 사람 발탁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입시 관련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이 논란의 차원을 넘어 대학 입시제도 전반에 대해서 재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개각 이후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의혹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대입 제도 자체의 문제점만 지적하면서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그동안 입시제도에 대한 여러 개선 노력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가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공정의 가치는 경제 영역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회 영역, 특히 교육 분야에서도 최우선의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론에 치우치지 말고 현실에 기초해서 실행 가능한 (입시제도)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반칙으로 타인의 기회를 빼앗고 불법적 특권을 누린 조 후보자 일가의 죄를 ‘제도 탓’으로 떠넘기는 비겁하고 교활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조 후보자의 가족을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 대치를 이어가면서 2, 3일 예정됐던 청문회는 사실상 무산됐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