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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도 없는 고로 블리더 규제…민관협의체 결정 기대하는 철강사

입력 | 2019-09-02 07:07:00


경상북도로부터 10일 조업 정지 사전통지를 받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 주변에서 지난 6월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는 모습. 2019.6.9/뉴스1 © News1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고로 블리더(브리더) 개방 논란에 대한 민관협의체의 공적 논의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블리더 밸브는 고로 등의 내부압력이 상승할 경우 압력 해소를 위해 자동으로 열리는 안전밸브다. 블리더 밸브로 인한 환경오염 공적 논의 결과가 발표되면 이에 따른 철강사의 고로 조업중지 관련 이슈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철강업계는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블리더 개방이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용인되고 있는 만큼 민관 협의체 결정에 기대를 갖고 있다.

2일 환경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출범한 환경부 민관협의체가 최종 회의를 종료하고 9월 초쯤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결과에 따라 철강업계의 환경개선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기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관협의체는 8월 29일 최종 회의를 끝으로 조사된 내용을 9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다. 민관협의체는 Δ고로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및 배출량 파악 Δ해외 제철소 현황 조사 Δ오염물질 저감 방안 및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해 왔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민관협의체의 발표 날짜를 명확하게 정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논의된 내용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민관협의체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도 “현재 더 이상의 추가 회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부가 조만간 최종 논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사 한시름 놓나?

포스코와 현대제철 관계자는 블리더 관련 이슈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양사 관계자는 “민관협의체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내용이 발표될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최악의 사태인 ‘고로 중단’까지는 가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충청남도가 현대제철에 내린 고로 10일 조업중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업계의 애로 사항이 충분히 전달됐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관협의체의 출범부터가 철강사 고로 가동 중단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저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배경에서였다”며 “협의체의 최종 발표로 인한 고로 중단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지난 7월 30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행심위에서 11월쯤(조업정지 처분 취소 관련)심판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어느 철강사도 블리더 개방없이 고로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출장을 통해 확인돼 문제가 잘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로(용광로)는 주기적인 정비가 필요한데, 이 때 블리더를 개방해 잔류 가스를 빼지 않으면 가스 폭발로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선 고로 정비시 블리더를 개방한다.블리더 개방 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고로 10일 중단되면 피해 최대 1조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소결 배가스 설비 전경© 뉴스1


한편 고로 1기 가동이 10일간 중단되면 철강사들은 최대 1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0일 조업정지 후 3개월 후 고로가 복구되는 경우에는 1개 고로당 제품 감산량이 120만톤(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 인한 손실비용은 8800억원이고, 재가동을 위한 정비 비용 1200억원까지 합치면 최대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포스코의 올해 2분기 실적인 1조686억원과 거의 맞먹는 손실 규모다.

포스코는 올해 4월 전라남도로부터 광양제철소 고로에 대해, 5월 27일에는 경상북도로부터 포항제철소 고로에 대해 각각 조업정지 10일 사전통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한 청문회가 전남에서는 진행이 됐고, 경북에서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현대제철은 현재 행심위의 조업정지 처분 취소심판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업계는 환경부 민관협의체의 9월 초 발표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블리더 개방 논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블리더 개방이 철강업계 주장대로 어쩔 수 없는 방법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면 철강업계는 블리더 개방 논란에서 벗어나게 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