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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10월 ‘빅 이벤트’ 기획할까…왕이 방북에 주목

입력 | 2019-09-02 10:03:0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CCTV 캡처)


북한과 중국이 계속된 밀착 행보로 한반도 정세에 대응하고 있다. 10월 정상회담 등 또 한 번의 이벤트를 기획하는 모양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일 북한을 방문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겸하고 있는 왕 부장의 방북은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거의 매달 이어지고 있는 고위급 교류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외교 라인 최고위급 인사인 왕 부장이 평양을 찾는 것을 두고 북한과 중국이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은 지난해 비핵화 협상 국면이 전개된 이후 5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모두 한반도 정세의 주요 국면에서 전개된 회담이기도 했다.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5차 정상회담은 비핵화 협상의 전개 방향이 바뀌었음을 보여 주는 회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당시 “북한이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데 모든 도움을 주겠다”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한의 체제 보장 문제와 관련한 역할을 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후 북한은 7월 말부터 한 달 여간 군사 행보를 이어갔다. 동시에 북중 군사 고위급 교류를 진행하기도 했다.

왕 부장의 방북은 지난 6월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체제 보장(안보)’ 시위가 진행된 뒤 이뤄지는 것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왕 부장의 방북과 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북미 협상에 본격 관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관측은 북미 대화가 정체된 상태인 것과도 연관이 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한 본격적인 관여를 천명한 만큼 중국도 북미 대화의 연결고리를 찾는 나름의 ‘중재자’의 역할을 모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중이 정상 간 교류에 있어서는 ‘당 대 당’ 교류를 앞세웠던 만큼 당 대 당 소통 채널인 대외연락부 인사가 아닌 외교 라인의 고위 인사가 방북하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왕 부장의 카운터파트는 리용호 외무상인데, 리 외무상은 지난달 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불참한데 이어 이달 말 유엔 총회에도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이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의 책임자인 만큼 왕 부장과의 이번 만남에서 비핵화 협상의 진척과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월은 북중 간 주요 기념일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북중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해볼 만한 시기라는 뜻이다.

10월 1일에는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식이 예정돼 있다. 10월 6일은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이다.

왕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한다면 10월 ‘빅 이벤트’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왕 부장의 방북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 수준도 북중의 향후 행보를 예상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