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학생들은 중국 학생들이 배우지 못하는 과목을 배운다. 바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통식교육’이라는 수업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홍콩 시위에 10~20대 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배경에는 홍콩의 필수 교육과정 중 하나인 통식교육이 있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은 이 수업에서 1989년 천안문 사태부터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중국 반체제 운동가의 삶, 최근 홍콩 시위의 가장 큰 이슈인 송환법(범죄인 인도 법안)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홍콩의 많은 교사들과 민주 인사들은 통식교육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홍콩정부의 친중국 관계자들은 통식교육 수업이 학생들을 선동해 정치적 시위에 뛰어들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홍콩 초대장관 둥젠화는 지난달 “통식교육은 실패”라며 “오늘날 홍콩 젊은층의 문제를 만든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도 “홍콩 학생들에 대한 국가 교육에 문제가 있다”며 “국가와 조국에 대한 애정과 헌신은 학교에서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교육당국은 교사들에게 “시위와 관련해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모른다’거나 ‘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고등학생 저밍장(16)은 “통식교육 수업으로 인해 시위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됐다”며 “온라인 검색으로 중국이 신장위구르 이슬람족에 가한 대규모 탄압에 대해 알게 됐다. 그건 홍콩에서도 가능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윌리 람 홍콩 중문대학 정치학 교수는 “어느 정도까지는 통식교육이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시위에 참여해 변화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며 “이건 중국에 있어 가장 큰 악몽”이라고 말했다.
통식교육은 지난 2014년 홍콩 우산혁명 때에도 친중파들의 많은 공격을 받았다. 최근 홍콩 시위에서도 주목받는 만큼 이 수업을 폐지하고 대신 이념 수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학생들은 7살 때부터 중국 공산당에 대한 애정과 당 슬로건 암송을 교육받는다.
이런 가운데 교육시민단체인 홍콩 교육가전문협회는 학생들의 평화시위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