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5일 개막
‘마광수가 그리고 쓰다’
마광수 교수 유작 기증 특별전 ‘마광수가 그리고 쓰다’가 5일 연세대학교 박물관 1층 미술전시실에서 개막한다. 유족이 기증한 유화, 서양문인화 30여점을 공개한다.
“육필원고와 시를 통해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시에서 착상을 얻어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마광수 교수의 화가로서의 삶을 알려내는” 전시회다.
‘어둠속의 키스’, ‘하얀 달빛’, ‘손톱 같은 단풍숲’, ‘그리움’, ‘사랑’ 등 대표회화를 비롯해 판화, 도자기도 마주할 수 있다.
미술평론가 정목일은 “마광수의 그림은 표현양식의 독특함, 문학적 사유의 조형화, 개성적인 광채로 빛난다. 문자언어로 ‘쓴다’는 것과 달리 조형언어로서 ‘그린다’는 행위에서 오는 새로운 표현방식의 즐거움과 이로 인한 카타르시스 해소가 특징”이라고 봤다.
생전 마광수의 집필실 겸 주거공간도 전시회장으로 들였다. 책무덤을 쌓아놓고 잠을 청했을 정도로 사랑한 장소다. 마광수의 물품과 책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연출한 방에 올린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소연은 “오랫동안 마 교수의 책을 진행했던 담당편집자가 내게 보내준 여러 장의 사진을 보고 일러스트를 그렸다. 지그시 사진 속의 방을 들여다보니, 마 교수의 심리적 고뇌가 느껴지더라. 원래는 가운데 창가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생략했다. 한 컷에 담아내기가 힘들어서다. 창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내용이 실제 상황과 동일하다. 이부자리의 동선이 원래는 유리책장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책 틈바구니에서 이부자리요가 아주 타이트하게 놓여 있더라. 누워서도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책을 집을 수 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전시공간은 넷이다. 마광수 약력과 영상(작가의 인생을 들여다보다)-작가의 방(상상력의 꽃을 피우다)-그림으로 책을 품다-마광수의 문학과 미술(시·서·화로 대화하다)로 이어진다.
생전의 마광수는 말했다.
‘마광수가 그리고 쓰다’는 12월31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마광수(1951년 4월14일~2017년 9월5일)의 서재와 유품, 그리고 유작은 모두 모교인 연세대에 기증됐다.고인의 장서 1만여권과 유품은 연세대 학술정보원과 고문헌실, 그림 100여점은 연세대 박물관으로 왔다.
연세대는 중앙도서관 3층에 오프라인 컬렉션으로 ‘마광수 개인문고’를 설치, 책 7037권을 학생과 일반인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마광수에 관한 인터뷰, 저작, 연재물, 비평이 수록된 정기간행물 969권을 포함한 저널은 학술정보원 보존서고에 소장했다. 연구자들을 위해 기사 색인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고문헌실은 마광수 저서들의 육필원고를 모두 소장했다.
2016년 8월 말, 연세대 외솔관 203호 연구실을 영영 떠나게 된 마광수는 “교수생활은 그리 평탄치가 못했다”고 털어놓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마광수에게 울타리라고는 연세대뿐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