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단호하게 일련의 의혹들을 일축했다. 관련 의혹들에 불법은 없다고 못박았다. 울먹이며 자녀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도 호소했다. 2019.9.2/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눈빛과 말투는 단호했다. 가족들의 투자가 얽힌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뼈아픈 실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불법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울먹이며 자녀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도 호소했다. 또 “흙수저 청년들에게 미안하다. 금수저라는 야유를 받더라도 소명을 다하겠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조 후보자는 의혹들에 대해 “불법성이 없다.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해명했다. 다만 국민 감정과 괴리가 큰 점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선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는 2일 오후 3시30분부터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돌이켜 보면 이 사모펀드에 들어간 그 자체가 저로서는 뼈아픈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살펴보지 못했고, 나중에 알았지만, 저의 처도 이런 정도의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저희가 불법이라 생각했다면 공직자 재산 등록시 신고했을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5촌 조카가 해외에 나가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귀국해 수사에 협조해주길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노 원장 사무실)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 같은데, 검찰에서 여러 이유로 시기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그에 대해 정당하다 부당하다 말하면 압수수색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표명하거나 그렇게 해석되기 쉬워 답을 하지 않는 것이 검찰의 수사 중립성을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교수 시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공개적으로 내놓았던 소신 발언들이 이제는 돌아와 자신의 ‘위선’을 꼬집으며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로남불’ 등의 비아냥을 낳는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 후보자는 “그 시절 한 말들이 돌아와 저를 치고 있는 사실에 다시한번 글의 중요함을 새삼 깨닫는다”면서 “법무부장관이 된 후에 SNS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장관이 된다면 SNS 활동에서 주신 말씀을 새기겠다”고 언급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몸을 낮췄다. 조 후보자는 “(법무부장관 이후 거취는)생각해 본적도 없고 여력도 없다”며 “제가 이 자리 이후에 특별한 자리를 해야될 동력도 없고 의사도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과분한 이 자리 이외에 어떠한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지만 총선이나 대선 출마 등 다른 정치적 진로는 계획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가족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맞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제 소신이었고 마지막 소명이겠구나는 생각으로 와있다”고 강조했다.
‘금수저’라는 야유도 맞으며 가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흙수저 청년들에게는 미안하다”면서 “저는 통상적으로 금수저가 맞고, 강남좌파로 불리는 것도 맞지만, ‘금수저’라는 야유를 받더라도 소명을 다하기 위해 여기 와 있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조 후보자는 “실제 흙수저 사람들의 마음을 제가 얼마나 알겠나. 그 고통을 십분의 일도 모를 것”이라며 “저의 역할이 끝나면 흙수저 출신, 동수저 출신이 법무부장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사모펀드 투자와 딸의 논문 1저자, 장학금, 특혜입학 의혹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시작되자 대부분 “관여한 바 없다. 불법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 의혹에 불법성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국민에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선 사과했다.
자녀에 대한 특혜입학 의혹 제기 등은 멈춰달라고 격분했다. 조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부탁한다. 제가 이번일로 여러번 초라한 순간을 맞는다 해도 부당하게 허위사실로 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눈을 감으며 깊은 한숨을 토해낸 조 후보자는 “저희 아이가 당시 장학금을 받고 영어를 잘해 글로벌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것 등은 전혀 기회가 없었던 흙수저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유학 기회가 없었던 청년들에게도 미안하다. 그러나 딸은 나름대로 열심히 해 인턴도 하고 뭐도 해서 들어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2030세대를 공분하게 한 딸의 특혜입학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자신의 딸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것같지만 당시 시점에는 1저자, 2저자 판단기준이 좀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논문을 작성한 단국대) 장 교수의 인터뷰를 보면 저희 아이가 놀랍도록 열심히 했다”며 “그리고 저희 아이가 영어를 조금 잘하는 편이다. 그래서 실험에 참석하고 난 뒤 논문에 참여한 연구원들의 연구성과와 실험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대 장학금 수령이 자신이 서울대 교수이기 때문에 어떤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아니다”고 못 박았다.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1년 내내 3학점만 듣고도 서울대 관악회로부터 장학금 800만 원의 특별지정 장학금을 받은 것에 대한 소명을 해달라’는 질문에 “서울대 동창회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하거나 연락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이날 진행 중인 ‘대국민 기자간담회’에 대해 “셀프청문회, 불법 특혜 청문회, 대국민 사기쇼, 민주주의 폭거”라며 강력 반발하는 데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조 후보자는 “(한국당 비판에 대해)제가 언급해선 안된다고 본다”며 “국회의 구성원이고 야당 대표이신데 그 발언에 대해 제가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예의에 맞지 않는다”고 답을 대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