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배달 이어 주방도 공유 경제… ‘페어드’ 등 일자리 연결 앱 급성장 정규직보다 고수익에 요리사 몰려… 불황땐 직업 안정성 떨어질수도
미국 뉴욕의 한 식당. 최근 미국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식당과 요리사 등 전문 인력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공유 일자리’가 인기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승차, 배달에서 주방까지 확산된 ‘공유 경제’
1일 리서치회사인 TDn2K에 따르면 미국 식당 체인의 93%가 주방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 틈새에서 ‘공유 일자리’ 앱은 실시간으로 이직률이 높은 서비스업에 임시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탠퍼드대 출신 요리사인 윌 파치오가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공유 요리사 앱인 ‘페어드’는 요리사 등 전문 인력 약 10만 명과 샌프란시스코, 뉴욕의 식당 수천 곳을 연결해주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인스타워크(Instawork)와 워놀로(Wonolo)도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일자리 공유’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음식점, 숙박업계 인력 50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인스타워크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페어드는 130만 달러(약 15억7000만 원), 인스타워크는 280만 달러(약 34억 원)의 벤처캐피털 투자도 받았다.
○ 직업 안정성 대신 유연성 택한 노동자들
식당 주인들도 구인 고민을 덜 수 있어 반긴다. 식당 주인들은 ‘공유 요리사’들의 근무 결과에 평점을 매기고 급여도 앱을 통해 지급한다. 노동자가 일을 하겠다고 했다가 24시간 이내에 취소하거나 나타나지 않으면 ‘공유 일자리’ 플랫폼 계정이 삭제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공유 일자리’ 플랫폼 노동자들은 개별 사업자로 간주된다. 의료보험, 유급휴가, 실업보험 등 혜택이 없다.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침체기에는 직업과 소득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페오마 아준와 코넬대 법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공유 일자리 앱은) 구직과 구인에 대한 신속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앱을 이용하는 노동자들이 평생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