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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日 잇따르는 혐한 망언… “도덕적 배상” 獨 사과에서 배워라

입력 | 2019-09-03 00:00:00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던 두 나라의 전후 대응 자세가 다시금 대조를 이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어제 “독도를 전쟁으로 되찾자”는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 의원의 지난달 31일 망언에 대해 “개별 의원 발언에 대해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고 답했다. 5월 같은 의원이 러시아 북방 영토를 전쟁으로 되찾자고 했을 때 “정부 입장과 전혀 다르다”며 펄쩍 뛴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1일 간토대지진 96주년을 맞아 도쿄에서 열린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은 불과 40m 떨어진 곳에서 우익들이 벌인 방해 집회로 얼룩졌다.

일본에서도 이런 혐한 분위기를 자성하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달 31일 도쿄 한국 YMCA강당에서는 ‘한국이 적(敵)인가’ 제하의 집회가 열렸다. 이타가키 유조 도쿄대 명예교수는 “2차 대전 가해국 중 뒤처리가 전혀 안 된 나라는 일본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영 CBC방송 앞에서는 ‘혐한 발언’을 내보낸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방송에서는 한국 여행 중이던 일본인 여성이 폭행당한 사건과 관련해 한 교수가 “일본 남성도 한국 여성이 오면 폭행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폴란드 비엘룬에서는 1일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독일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에게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하고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를 “도덕적 배상”이라 평가했다. 진심어린 사과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마음을 열고 화해하는 효과를 낳음을 보여준다. 과거사를 직시하고 사죄하는 태도가 양국 간 우정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 신조 정권이 독일의 태도에서 배울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