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가 31일 한 지하철역에서 경찰에 폭행을 당하고 있다.
아들을 시위 현장에 보낸 한 부모는 시시각각으로 뉴스와 시위 현장을 찍은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확인하느라 애가 타고, 진압 경찰이 딸을 땅바닥에 처박는 장면을 본 엄마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던 이였지만 정부에 대해 심각하게 회의감을 갖게 되었다. 영상에서 시위대와 경찰관간의 격렬한 충돌 사태를 본 부부는 자녀에게 집에 당장 오라는 문자를 보낸다.
50대 부부인 리오스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는 20대 아들 리우 때문에 그가 돌아올때까지 밤을 지샌다. 홍콩 미디어는 시위대를 따라가며 영상을 찍고 있다. 수십명의 기자들이 노란 형광 조끼를 입고 시위대와 경찰이 맞부딪치는 가장 위험한 자리에 진을 치고 생중계한다. 리오스부인은 “나는 화면 속에서 아들을 찾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찾지 못했으면 한다”며 “내 심장은 아들이 집에 오기 전까지 달리기를 하듯 마구 뛴다”고 말했다.
지난달 카메라는 검은 옷을 입은 사복 경찰들이 코즈웨이베이의 쇼핑가에서 폭력적으로 시위대를 체포하는 장면을 찍었다. 경찰관의 무릎이 목을 누르는 상황에서 얼굴이 피범벅이 된 시위자는 앞니가 다 부러졌다며 비명을 질렀다. 홍콩 시민들은 곤봉과 최루탄으로 무장한 채 지하철역 안으로 몰려 들어가 시위 용의자들을 마구 때리는 경찰들을 보았다. 경찰은 물대포로 나중에 체포를 쉽게 하기 위해 푸른 물감을 푼 물을 시위대에게 쏘았다.
59세의 건물관리인이자 싱글맘인 에디스는 7월28일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막내딸인 찰리가 시위로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들이 찰리의 마스크를 벗겨내고 땅에 메다꽂는 장면을 여러개의 라이브 영상에서 본 친구들이 찰리의 언니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18세의 학생인 제이미는 시위 참여를 반대하는 부모와 수없이 말다툼을 했다. 제이미의 부모는 처음에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자유를 주고 싶어했지만 폭력이 증가하고 처벌 형량도 증가함에 따라 시위참여를 허락하기 점점 더 어려워졌다.
제이미는 이제 부모 몰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집에 오기 전에 헬멧과 고글을 버리고 들어오고, 밥을 건너뛴 돈으로 다음 시위 때 새로운 보호 장비를 산다. 8월5일 제이미의 부모는 동영상으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 장면을 보고 딸에게 즉시 집에 오라고 통고했지만 제이미는 친구와 함께 잘 있다고 말했다. 그후 새벽 3시에 제이미의 자매는 부모를 대신해 간절한 문자를 보냈다. “엄마가 집에 오래. 제발, 엄마는 네가 무사한지 보길 원해”.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