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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맛볼수 없는 체험… 논현 가구거리 뜬다

입력 | 2019-09-04 03:00:00

[커버스토리]‘고급가구 1번지’ 다시 인기
현대리바트-한샘도 초대형 매장… 초고가 제품 미리 경험해 인기
신혼전문관-리모델링관-욕실관… 맞춤 서비스로 소비자 마음 공략
인근 송파-개포 재건축 바람 타고 가구-인테리어 소품 수요 늘어




‘고급 가구거리의 1번지’로 불리던 서울 강남구 논현 가구거리에 이전보다 더욱 크고 고급스러운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펜디까사’ 등 초고가 수입 브랜드가 자리 잡은 가운데 LG, 현대리바트, 한샘 등 국내 대기업의 고가 가구 매장이 더해지며 논현 가구거리의 ‘콘텐츠’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집 꾸미기 열풍과 함께 체험형 매장의 인기가 높아지며 고가 가구를 직접 볼 수 있는 논현 가구거리의 장점이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학동역 사이에 위치한 논현 가구거리에 올해 들어 넵스홈 논현 쇼룸(4월), 이누스바스 직영 전시장(7월), 리바트스타일샵 강남전시장(8월) 등이 들어섰고 디자인벤처스, 까사세라믹 등이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LG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논현 쇼룸(2017년 8월)을 비롯해 윌리엄스 소노마 논현 전시장(2017년 10월), 한샘 디자인파크(2018년 4월), 리바트 키친 플러스 논현점(2018년 12월) 등 3년 새 10개가량의 대형 매장이 신규 또는 리뉴얼 오픈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까사미아와 이케아 역시 논현 가구거리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원스톱 쇼핑 환경을 제공할 만한 공간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들 매장은 초대형 공간에서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한샘 디자인파크는 지하 1층∼지상 8층, 3811m² 규모로 층별로 신혼전문관, 리모델링관, 주방&욕실관 등을 갖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논현 가구거리에만 총 3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걸어서 350m 거리 이내에 윌리엄스 소노마, 리바트키친 플러스, 리바트스타일샵 매장이 모여 있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매장에서 상담을 마친 고객의 집을 방문해 어떤 가구가 어울릴지 제안하는 홈스타일링 서비스 ‘디자인 크루’도 운영하고 있다.

논현 가구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2014년 스웨덴 가구 업체 이케아의 국내 진출, 온라인 시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한때 침체되기도 했다. 보루네오가구와 에몬스는 논현 가구거리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 송파헬리오시티, 개포디에이치아너힐즈 등 가구거리 인근에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지며 논현 가구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까지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만 2만5000여 채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추가 수요도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거주자 신모 씨는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로 이사하면서 국내·수입가구를 한번에 보려고 논현동 가구거리를 방문하게 됐다”면서 “가구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까지 한번에 해결해 시간이 많이 절약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체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고객의 방문도 늘고 있다. 경기 안양시 거주자인 30대 여성 박모 씨는 “가구는 한번 사면 오래 쓰는데 온라인에서 사진에 의존해 구입하기가 망설여져 직접 방문했다”면서 “실제 우리 집과 비슷한 구조의 모델하우스가 있어서 가구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논현 가구거리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고객이 찾고 있다. 김충겸 현대리바트 직영영업팀 과장은 “리바트스타일샵 강남전시장 고객의 60%만 서울 고객이고 나머지는 기타 지역에서 온 고객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정상훈 한샘 디자인파크 팀장은 “부산은 물론이고 제주 지역 배송 물량도 많다”며 “국내외 가구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