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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더 개방 조건부 허용… 가동중단 피한 철강업계

입력 | 2019-09-04 03:00:00

환경부, 2개월 논의끝 해결안 발표… 용광로 브리더 개방하기전에
지자체 등에 날짜-시간 보고하고 오염물질 배출 줄도록 공정 개선




제철소 고로(용광로)의 브리더 개방을 둘러싼 오염물질 배출 논란이 ‘조건부 허용’으로 일단락됐다. 브리더 개방을 허용하되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공정을 개선하고 이를 제대로 관리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해결방안을 발표했다. 환경부와 전문가, 철강업계가 참여한 민관협의체가 2개월 넘게 논의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각 제철소는 앞으로 브리더 개방 일자와 시간, 조치사항 등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환경청에 보고한다. 이전까지는 해당 기관에 알리지 않은 채 연 6∼8회 고로를 점검하며 브리더를 열었다. 또 브리더 개방 최소 3시간 전에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가루(미분탄)의 투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고로 내 풍압도 낮춰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로 했다.

브리더 가운데 오염물질 저감기능을 갖춘 ‘세미브리더’는 2020년까지 환경부가 기술검토를 진행해 현장에 적용키로 했다. 세미브리더를 이용하면 먼지 발생이 줄어들지만 가용압력의 범위 등 안전점검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리더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기준은 ‘불투명도’로 관리할 방침이다. 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불투명도가 높아지는데, 이를 측정해 규제 수준을 마련하겠다는 것. 금한승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철소가 배출하는 전체 오염물질을 산정할 때 브리더를 통해 나오는 먼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철소 오염물질 총량에 더해진다. 브리더 개방 때 나오는 연간 먼지 배출량은 포항제철 1.7t, 광양제철 2.9t, 현대제철 1.1t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순간적으로 먼지가 뿜어져 나오는 데다 연간 배출 횟수가 6∼8회에 불과한 걸 고려하면 적은 양은 아니다”라며 “이번 조치는 어떤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보고하지 않으면서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던 걸 바로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여부는 업체가 공정개선과 브리더 운영 내용 등을 담은 변경신고서를 제출하면 각 지자체가 수리하는 것으로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업계는 지자체에 알리지 않은 채 브리더를 열고 오염물질을 배출해 행정처분을 받았다. 앞서 현대제철은 5월 충남도로부터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 이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받아들여졌다. 현재 처분의 합법 여부를 놓고 행정심판이 진행 중이다.

환경부 발표 후 전남도와 경북도는 포스코(광양, 포항)에 부과한 과징금을 취소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정부 의견을 수용한다”면서도 진행 중인 행정심판에 대해 “원칙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환경부 발표에 따라 지자체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 변경신고를 얻으면 더 이상의 위법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브리더
제철소 고로(용광로)에 설치된 안전밸브다. 고로 상부에 4개가 있다. 안전점검 때 외부 공기가 유입돼 압력이 올라가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브리더를 열어 내부 압력을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밸브를 통해 오염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
강은지 kej09@donga.com / 홍성=지명훈 /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