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서 강한 중형급으로 세력 키워 6일부터 한반도 직접 영향권… 7일까지 강풍-폭우 쏟을듯 장마 겹쳐… 중부 5일까지 300mm, 수확 앞둔 농작물 큰피해 우려 지역축제 연기-취소 잇따라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이번 주말 수도권을 강타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6일 오후 제주 서쪽 해상에 접근한 뒤 서해를 거쳐 7일 오전 수도권을 관통한다. 특히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 ‘강한 중형급’으로 커져 큰 피해가 우려된다. 1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을장마’와 겹쳐 곳곳에 물폭탄도 예상된다. 남부지방에 주로 내리던 비는 4일 전국으로 확대되고 중부지방에는 5일까지 최대 300mm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은 3일 오후 9시 현재 중간 강도의 소형급으로 관측됐다. 대만 남동쪽 해상에서 이동 중인데 중심기압 98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27m, 강풍 반경 260km다. 링링은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소녀의 애칭이다.
하지만 5일부터 분위기가 바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링링은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한다.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6일 오후 최대 풍속 초속 37m, 강풍 반경 320km의 위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오전 수도권에 상륙할 때에도 최대 풍속 초속 30m 안팎의 강풍이 반경 300km에 걸쳐 불 것으로 보인다. 링링은 수도권을 지나 7일 오후 북한으로 올라간 뒤 동해상으로 빠지거나 러시아로 향할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이 수도권을 관통하는 건 2012년 7월 발생한 태풍 ‘카눈’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카눈이 수도권을 지나면서 100mm 안팎의 비가 내리고 초속 15m(순간 최대 풍속)의 바람이 불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링링은 카눈보다 더 강력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링링의 예상 경로는 2010년 8월 말∼9월 초 한반도를 강타한 가을 태풍 ‘곤파스’와 비슷하다. 당시 곤파스는 서해상을 거쳐 경기 북부 지역을 통과했다. 당시 서울의 최대 풍속은 초속 21.6m였다. 곤파스는 전국적으로 사망 6명, 부상 11명 등 총 17명의 인명 피해를 남겼다. 기상청은 “강한 바람이 넓은 지역에 걸쳐 불 것으로 보여 주의해야 한다”며 “심각한 물적, 인명 피해 가능성이 커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거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을 살펴보면 유난히 ‘가을 태풍’의 피해가 컸다. 2002년 8월 30일 발생한 태풍 루사는 246명의 인명 피해와 5조1479억 원의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재산 피해로는 역대 태풍 중 1위다. 2003년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매미 역시 인명 피해 131명, 재산 피해 4조2225억 원을 기록했다.
태풍의 북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각종 농산물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추석을 앞두고 예정된 축제와 문화행사도 연기 또는 취소됐다. 충남 예산군은 7, 8일 열려던 제1회 예산황새축제를 28, 29일로 연기했다. 전남 여수시 여수밤바다 불꽃축제와 충북 괴산군 청천환경문화축제는 다음 달로 미뤄졌다. 경남 함양군 함양산삼축제는 6, 7일 일정이 취소되고 8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