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이얀 국부펀드 총재 임명… 투자은행 경력 많은 금융전문가 기업공개-증시상장 속도 낼 듯
루마이얀 신임 회장은 투자은행(IB) 근무 경력이 풍부한 금융 전문가다. 특히 각국 주요 에너지 업체 등에 대한 보수적 투자를 고수한 국부펀드의 과거 수장과 달리 미 차량공유 업체 우버, 전기차 업체 테슬라, 일본 소프트뱅크 등 해외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며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 안팎에서는 아람코 상장 시기를 대폭 앞당기겠다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뜻이 새 회장의 발탁으로 이어졌다고 풀이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팔리흐 전 회장은 사적인 자리에서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면 예상만큼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고 언급해 무함마드 왕세자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금 사용, 고급 호텔 및 아람코 전용기 이용 문제 등으로 조사도 받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람코 상장을 통해 △탈석유 등 산업 다각화 △초대형 국제도시 개발 △첨단 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기 실적 공시 및 회계 감사, 지배구조 개선, 기후변화 대책, 노동자 보호, 배당 등 상장 후 뒤따를 의무 때문에 왕실 내부의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그는 2016년 WSJ 인터뷰에서 2018년 상장 계획을 밝혔지만 상장 시점, 장소, 공모가에 대한 왕실 및 정부 합의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