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 확산]딸 KIST 허위 인턴증명서 의혹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달 27일 첫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던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 등을 3일 추가 압수수색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가 허위 증명서에 있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사실이 확인되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 조 씨는 2014년 부산대에 합격해 정 교수 등의 업무방해 혐의의 공소시효(7년)는 아직 남아 있다.
○ 조국 “저나 아내 개입 안 해” 발언… 거짓 판명
정 교수가 딸의 KIST 인턴 선발과 활동증명서 조작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상당수 확인됐다. 정 교수는 초등학교 동창인 KIST 소속의 A 박사에게 현장 실습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박사는 동료인 B 박사 연구실에서 조 씨가 일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3주 인턴이었지만 이틀간 ‘반짝 인턴’을 마친 조 씨에게 A 박사는 B 박사 모르게 인턴 증명서까지 발급했다. B 박사는 “내가 증명서를 발급해준 기억도, 증명서에 서명을 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A 박사가 정 교수의 요청으로 증명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 B 박사는 검찰에서 증명서 발급 경위 등을 조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3일 증명서에 적시된 인턴 기간과 서류상 발급 주체를 묻는 질문에 “증명서 확인은 했지만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 같은 해 겹치기 활동, 대학 1, 2학년으로 쪼개 써
조 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 입학전형에서 의전원 지원을 위한 준비 활동을 묻는 질문에 대학 4년간 학년별로 1개 남짓씩 총 5개의 경력을 적었다. 당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A4용지 4쪽짜리 자기소개서에는 국책연구기관인 KIST 약물 실험과 아프리카 의료봉사, 대학병원 통역봉사 등 의학 관련 경험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경력 기재가 상당수 존재한다. 조 씨는 2010년 한영외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진학했다. 4년 뒤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에는 학년별 경력을 구분해 대학 1학년 때 KIST 3주 인턴 활동, 대학 2학년 때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 경험을 했다고 적었다.
이 두 가지 활동은 같은 해인 2011년 열흘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KIST 출입 기록상 확인되는 조 씨의 근무기간은 대학 2학년 때인 2011년 7월 21일과 22일, 단 이틀. 원래 일하기로 했던 기간은 2011년 7월 18일∼8월 19일 한 달이었다. 통역 및 의료 보조를 맡았다는 케냐 의료봉사활동은 같은 해 8월 3∼11일 일정이었다. 대학 2학년 때 활동했던 KIST 인턴 경력을 신입생 때 한 것처럼 1년 앞당기고, 활동 기간도 ‘2일’에서 ‘3주’로 부풀린 것이다. KIST 인턴을 먼저 신청했다가 케냐 봉사 일정이 겹치자 의전원 진학에 유리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 해외 봉사활동도 허위 기재 의혹
가짜 또는 부풀려졌다는 의심을 받는 경력 사항은 더 있다. 조 씨는 대학 4학년 시절 경험으로 우간다 의료봉사단체 창단 및 운영 활동을 밝히면서 “2012년 겨울 사전 답사를 거쳐 2013년 8월에 첫 해외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썼다. 하지만 해당 의료단체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게 “조 씨가 회의 및 통역 업무를 도운 건 맞지만 우간다에 직접 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