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30일 칠레 푸에르토 바라스에서 열린 제3차 APEC 고위관리회의(SOM). (사진=외교부 제공) © 뉴스1
지난 제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SOM)에서 한국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비판하자 의장국인 칠레 외교관이 이를 막았다고 산케이신문이 주장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3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칠레 외무부 다자경제관계국장이 지난달 APEC 회의 당시 한국의 수출규제 관련 발언을 듣고는 “유감”이라며 “APEC 자리에 두 나라 사이의 문제를 제기해선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고 보도했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측 APEC 고위 대표인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지난달 30일 APEC의 무역투자 자유화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일본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일본의 조치는 아태 지역에서 비교우위에 기반해 공고히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 특히 동북아 지역의 한중일 3국 산업협력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에 대응하여 일본에 의존해오던 소재 및 부품의 국내 대체 산업 육성을 위한 조치를 불가피하게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 고위대표인 교코 가시와바라 경제산업성 통상정책국 특별 통상교섭관은 “일본이 취한 조치는 국가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고 적절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개정한 것이지, 무역 제재 조치는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며 “지역통합이나 무역 투자 자유화를 논의하는 APEC과는 무관한 문제로 한국 측의 발언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산케이는 “한국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에서 고위급 회의의 한국 측 주장과 일본 측의 반론은 밝혔지만 의장의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불편한 진실’은 숨긴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관련한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양국 간 문제를 거론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히는 등 일본 정부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일본에 대해 비난하지 않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RCEP 각료회의는 오는 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릴 예정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