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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등 비금융공기업 적자 4000억→10조로 급증…공공부문 흑자 4.7조↓

입력 | 2019-09-04 13:42:00


정부세종청사 항공촬영(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2015.11.18/뉴스1 © News1

지난해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와 ‘탈원전’ 여파에 따른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 등으로 공공부문(일반정부+공기업) 흑자 규모가 2014년 흑자 전환 이후 4년만에 축소됐다. 특히 한전을 포함한 비금융공기업 수지 적자 규모가 2017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으로 급증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정부와 공기업의 수지(총수입-총지출) 흑자 규모는 49조3000억원으로 전년 54조1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 줄었다. 2007~2013년까지 적자였던 공공부문 수지는 2014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지난 3년 연속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축소됐다.

이는 공공부문의 수입이 세수 확대로 전년대비 5.7% 늘었지만 인건비나 운영비, 투자 등에 사용한 총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6.8% 증가한 결과다. 특히 한국전력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비금융공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지방정부는 복지정책이 확대돼 수지가 줄었고, 비금융공기업은 투자지출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이 늘며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854조1000억원으로 전년 807조7000억원보다 46조4000억원(5.7%) 증가했다. 조세와 사회부담금 수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공공부문의 총지출은 804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7년 753조7000억원보다 51조1000억원(6.8%) 늘었다. 인건비, 운영비, 건강보험 급여비 등 최종소비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납부액인 사회부담금, 투자 등에 대한 지출이 늘면서 수입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뉴스1


공공부문 중 일반정부(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등)의 흑자 규모는 53조6000억원으로 전년 49조2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일반정부의 총 수입은 649조1000억원으로 전년 604조원에 비해 44조2000억원(7.3%) 늘었다. 일반정부의 총지출은 595조5000억원으로 전년 555조7000억원보다 39조9000억원(7.2%)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잘 되면서 법인세와 소득세가 늘었다”며 “확장적 재정 정책을 폈는데 흑자기조가 확대된 건 초과세수가 많이 걷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조세 수입은 380조9000억원으로 전년 348조3000억원보다 32조6000억원 증가했다.

공기업 중 비금융공기업 수지는 10조원 적자를 기록해 2017년 4000억원 적자보다 대폭 확대됐다. 비금융공기업수지는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2014년까지 적자였지만 2015년과 2016년엔 흑자를 냈고, 2017년에는 다시 적자 전환했다.

금융공기업의 흑자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2017년 5조3000억원보다 늘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총수입은 38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1000억원(8.8%) 늘었다. 총지출은 32조5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8.8%)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GDP 대비 2.6%를 기록했다. 영국 -1.5%, 호주 -1.3%, 스위스 1.3% 등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의 수지는 명목GDP 대비 0.6%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도입 시기가 다른 주요국보다 늦어 사회보장기금에서 큰 폭의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공공부문의 재정정책이 확장적인지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며 “명목GDP 대비 공공부문 수지는 흑자여서 확장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2018년 명목GDP 증가율 3.1%와 비교하면 공공부문이 높기 때문에 확장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부문계정은 일정 기간 동안 이뤄진 공공부문의 모든 경제적 활동을 국민계정 작성방법으로 기록한 통계다. 공공부문 재정지표를 산출해 재정지출의 성과평가와 건전성 분석 등에 활용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