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 "갈팡질팡한 모습들 국민에 보여 착잡" 장제원 "이토록 굴욕적인 청문회를 왜 해야 합니까" 김진태 "청문회 말만 들어도 짜증…이미 물 건너갔다" 홍준표 "나경원 더 이상 야당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
자유한국당이 4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합의한 가운데, 당 내에서는 원내지도부를 향해 ‘전략이 무엇이냐’는 지적과 함께 여당에 끌려 다닌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홍준표 전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책임을 물으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청문회 합의 사실이 알려지자 한 한국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하루짜리를 받냐. 오락가락 하고 원내전략도 없고 널뛴다”며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대체로 합의를 하게 된 경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리가 갈팡질팡한 모습을 국민에 보여주는 꼴이라 착잡하다”며 “청문회 날짜나 증인도 놓치고 국민 호응도 놓쳤다. 게도 놓치고 구럭도 놓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한국당 의원도 “왜 이렇게 합의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하루에 청문회를 하는 것은 야당에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여당이 반박하고 삿대질하는 여야 공방전만 되고 부실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여당이 해달라고 해야 하는데 야당이 왜 여당에 밀리고 끌려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나 원내대표 사퇴론 등에 대해서는 “내막을 깊이 몰라서 과정들을 종합적으로 보고서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며 “과정상에서 물러나라고 하는 것도 조금 당을 어렵게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토록 굴욕적인 청문회를 왜 해야 합니까”라며 “이미 물 건너 간 청문회를 해서 그들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임명 강행과 동시에 국정조사를 관철시켜 제대로 붙어야 한다”며 “조 후보자가 부적격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세력이 연대해 조국 사수를 외치고 있는 ‘국민 무시 민주당’에 맞서 국정조사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부인과 딸, 동생, 전처, 관련 교수 등등 증인으로 채택해 위증하면 벌을 줄 수 있고 출석하지 않으면 벌을 줄 수 있는 국정조사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며 “진실을 위한 우리의 단호한 노력이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문회 말만 들어도 짜증난다. 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이미 물 건너갔다”고 올렸다.
김 의원은 “셀프청문회를 다 했는데 이제 무슨 청문회인가. 국회가 그렇게 무시당하고 또 판을 깔아준단 말인가”라며 “가족사기단 범죄행각이 시시각각 드러나는 판에 한가하게 청문회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좀 더 공부하고 좀 더 성숙해야 야당 원내 대표를 할 수 있는데 너무 일찍 등판 했다”며 “그만 내려오는 것이 야당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올렸다.
홍 전 대표는 “조국 청문회도 오락가락, 갈팡질팡 청문회로 만들더니 드디어 여당 2중대 역할이나 다름없는 합의를 해줬다”며 “폐일언(蔽一言,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한 마디로 휩싸서 말하다)하고 당의 내일을 위해 그만 사퇴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 야당 원내대표의 행동을 보니 여당 2중대를 자처하는 괴이한 합의”라며 “무슨 약점이 많아서 그런 합의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 후 “오늘 전격적으로 6일 하루 동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에 합의했다”며 “그동안 줄곧 주장해온 기조인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청문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