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 진로도.(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최대 순간풍속 초속 45m의 강풍을 몰고 한반도에 상륙한다. 이 정도 강풍이면 자동차나 기차가 넘어지고 사람도 버티지 못해 날아갈 정도다.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 피해는 물론 도심 시설물 피해까지 우려된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만 남동쪽 약 450km 해상에서 시속 5km의 느린 속도로 북상 중이다. 최대 풍속 초속 29m, 강풍 반경 280km로, 아직은 중간 강도의 소형급 태풍이다. 링링은 대만 근처 29도 안팎의 따뜻한 바다에서 수증기를 흡수하면서 5일 오후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집을 키운 링링은 7일 오전 3시경 제주 서쪽 해상에 도착한다. 이때 최대풍속 초속 37m의 강풍이 반경 370km에 걸쳐 몰아친다. 제주는 물론 남부지방까지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게 된다. 이후 기세가 조금 약해지긴 해도 여전히 강풍을 동반한 채 서해를 따라 북상한다. 7일 오후 늦게 경기 북부나 북한 황해도 지역을 통해 상륙하는데 최대 풍속 초속 29m의 강풍이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중심부의 최대 풍속 기준으로 초속 25m 이상이면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갈 수 있다. 초속 30m가 넘으면 허술한 집 구조물이 붕괴될 수 있다. 초속 35m 이상이면 자동차나 기차가 전복될 수 있으며 40m 이상이면 사람과 작은 바위까지 날아갈 정도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링링의 강풍 정도면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라며 ”비닐하우스 등 구조가 약한 야외시설물 등의 피해가 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링링은 2010년 가을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곤파스’와 경로나 발생 시기가 비슷하다. 곤파스가 수도권에 상륙했을 때 위력적인 강풍이 불면서 인천 문학주경기장의 지붕이 날아가기도 했다. 소형이었던 곤파스에 비해 링링은 중형급인데다 서해안에 근접해 이동하면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물폭탄’ 피해도 우려된다. 같은 기간 제주에는 100~200mm, 많은 곳은 300mm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남부와 중부지방에는 50~100mm, 최대 150mm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태풍에 앞서 많은 비가 내린 상태여서 산사태나 축대가 붕괴될 수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