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세대 관리시스템 선봬 빅데이터-AI와 통신인프라 접목… 365일 24시간 무결점 운영 황창규 회장 “아현화재 재발 없다”
KT가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제2의 아현국사 방지책’으로 내놓은 5G 로봇(왼쪽 사진)과 아타카마를 시연하는 모습. KT는 5G 로봇과 빅데이터·AI 기반 통신시설 총괄 시스템인 아타카마 등을 이르면 내년부터 KT 핵심 국사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KT 제공
지난해 아현국사 화재로 홍역을 치른 황창규 KT 회장(사진)이 ‘제2의 아현국사 방지책’ 요구에 답을 내놨다. 2021년까지 전국 79만 km KT 통신망 케이블과 통신주, 통신구(케이블이 지나가는 지하 통로), 맨홀 등 외부 통신시설(OSP·Out Side Plant) 전반에 혁신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상용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KT 아현국사 화재는 서울 서대문구·마포구·용산구·은평구 일대에 통신 혼란을 초래해 KT 추산 470억 원의 물적 피해를 냈다. 5G 선두주자를 자처하는 KT로서는 뼈아픈 사고였다.
KT는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안 ‘KT 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0개월 동안의 고민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아타카마(ATACAMA)로 명명한 빅데이터·AI 기반 통신시설 총괄 시스템 △통신구 내의 화재를 감지하고 진화하는 5G 로봇 △통신주 기울어짐 감지 기술 △맨홀 침수 감지 기술 등이었다.
통신구와 통신주, 맨홀 관련 현장 기술들도 시연됐다. 통신구 안의 특정 지점에서 비정상적인 고온이 감지되자 중앙제어센터에서 원격으로 5G 로봇 ‘사파이어’를 조작해 현장에 보냈다. 카메라와 소화전이 달려 있는 사파이어는 통신구 천장에 있는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정확히 화재 지점을 조준해 소화 가스를 분사했다.
통신주와 맨홀 관리 체계에도 혁신 기술을 적용해 인력이 직접 투입되는 것보다 시간과 자원을 단축할 수 있다. 통신주 기울어짐 감지 기술을 통해 어느 통신주가 기울어졌는지 파악한 뒤 원인과 현장 상황을 5G 드론으로 확인한다. 피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출동할 때보다 효율성이 높아졌다. 맨홀이 침수될 경우에도 자율주행 로봇 차량이 현장으로 출동해 물을 퍼내고 사후 확인까지 진행한다.
KT는 이날 선보인 기술을 이르면 내년부터 KT 핵심 국사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해외 통신 인프라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오성목 사장은 “통신 인프라 현장의 인력은 이제 로봇 제어나 시스템 관제 등 더 생산적이고 근무안전성이 높은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기술의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사고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했다. 각각 다른 부서에서 맡아 오던 외부 통신시설 관리 업무를 5월부터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 산하 ‘인프라운용혁신실’로 통합했다. 이곳 주도로 대대적인 통신시설 점검 및 정비가 이뤄졌고, 7월에는 통신시설 관리 혁신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대전=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