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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의혹’ 정종선 전 고교축구연맹회장 구속영장 기각…“범죄 소명 안돼”

입력 | 2019-09-04 23:38:00

고교 선수 지도 때 돈 받은 의혹 등
일부 학부모 사이서 성폭행 주장도
총무 박씨 구속 "증거인멸 등 염려"




횡령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정종선(53)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4일 법원이 기각했다. 함께 심사를 받은 총무 박모씨는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전 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판사는 “금품 관련 주요 범죄혐의는 후원회비 관리자 등 핵심 관련자의 진술이나 피의자의 해명자료에 비춰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나머지 범죄 관련 혐의는 피해자 진술 등 핵심 증거에 대한 반박 또는 해명 기회 부여 등과 같은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 밖에 피의자의 범죄전력 유무, 가족관계 및 주거현황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다만 총무를 맡고 있던 박씨에 대해서는 “범죄혐의의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횡령 후원회비의 규모,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을 고려하면 증거인멸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정 전 회장은 ‘성폭행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한 뒤 법원으로 들어갔다.

심사를 마친 뒤인 낮 12시30분께에는 “모든 혐의에 대해 소명했다”면서 다시 한 번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아들이 코치로 일할 때 월급을 운영비에서 지급한 것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들은 당시 강사였고 그것은 코치가 아니라 아르바이트였다”고 답했다.

정 전 회장은 경찰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학부모와 제자들에 대해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나는 떳떳하고 제자들도 알고 있으니까. 모든 수사가 끝나고 난 뒤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한 뒤 법원을 떠났다.

앞서 경찰은 정 전 회장에 대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 전 회장은 과거 서울 언남고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때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챙겼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그가 성폭행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정 전 회장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12일 정 전 회장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고 같은 달 26일 그를 영구제명 조치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