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조사위 독립성 보장 시사… 직선제 원칙적 동의 밝혔지만 젊은층, 정부-경찰에 극단적 불신… 조슈아 웡 “속임수에 속지말라” 트윗 야당 “뒤늦은 작은 조치… 가짜 양보”
6월 9일부터 계속된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를 폭발시킨 ‘범죄인 인도법’의 전격 철회가 4일 공식 발표되면서 ‘제2의 우산혁명’으로도 불린 이번 시위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도법 완전 철회는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 중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었다. 그 배경에 10월 1일 정부 수립 70주년을 앞둔 중국 중앙정부의 부담, 홍콩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위대의 다른 요구에 대해서는 대체로 당장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나타냈다. 인도법 철회에 일부 환영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10, 20대가 주축이 된 시위대가 정부와 경찰에 극단적인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면 전환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시위대는 람 장관의 공식 발표 뒤에도 인도법 철회를 포함해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조사위원회 구성 △폭도 규정 철회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보통선거(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 중 어느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며 전면 수용을 주장했다.
건제파(建制派) 입법회(국회) 의원 등 친중파는 인도법 철회와 독립조사위 구성 등 2가지를 수용하라고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민주당 제임스 토 입법회 의원은 최근 본보 인터뷰에서 “이 2가지만 수용해도 평화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의 최대 80%가 시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야당과 시위대는 국면을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범민주파는 “너무 늦은 작은 조치이자 가짜 양보”라고 일축하면서 “이를 시위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엄령인) 긴급법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2014년 우산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세계는 홍콩과 베이징의 속임수에 속지 말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