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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4주째 反中시위에 ‘송환법’ 철회

입력 | 2019-09-05 03:00:00

캐리 람 행정장관, 철회 공식발표
직선제 등 요구는 거부… 불씨 여전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14주째에 접어든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었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4일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주장해 온 다른 4가지 요구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비쳤다. 극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시위의 성격이 이미 경찰의 무력진압에 대한 분노, 직접선거 등 민주주의 확대 요구로 변했기 때문에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람 장관이 2주 전 홍콩 지도층 19명을 만난 뒤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홍콩인의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인도법 철회와 함께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폭도 규정 철회 △조건 없는 시위대 석방 △보통선거(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를 제시해 왔다. 범죄인 인도법은 홍콩 범죄인의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으로 올해 2월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반정부 인사나 인권운동가의 중국 송환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6월 9일 103만 명이 모인 시위가 벌어진 지 87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홍콩 야당인 범민주파는 “너무 늦은 작은 조치이자 가짜 양보”라고 일축하며 “시위대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6월 시위가 벌어진 뒤 1183명을 체포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거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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