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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나 원내대표를 향한 한국당 내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가족 증인 없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6일 진행하겠다고 4일 합의했다. 이 합의를 두고 한국당 안팎에서 나 원내대표의 행보에 문제를 제기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5일 “무슨 이유로 야당이 통과의례에 불과한 증인도 없는 들러리 맹탕 청문회장을 만들어 주었는가”라며 “무슨 지은 죄가 많길래 문정권 2중대를 자처하는가”며 나 원내대표의 청문회 합의에 대해 비판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4일 조 후보자 청문회 여야 합의 직후 “정치판에서 원내대표의 임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더 이상 야당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고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야당 그만 망치고 즉시 내려오는 것이 야당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 좀 더 공부하고 좀 더 내공이 있어야 야당 원내 대표를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일찍 등판했다”면서 “폐일언하고 당의 내일을 위해 그만 사퇴하는 것이 옳다. 품위있게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도 나 원내대표의 합의를 맹비난했다.
김진태 의원은 4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전 “국회가 그렇게 무시당하고도 또 판을 깔아준단 말인가”며 “가족사기단의 범죄행각이 시시각각 드러나는 판에 한가하게 청문회 할 때가 아니다”고 회동 자체를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청문회 합의 직후 “백기투항식 굴욕적 청문회에합의했다고 한다”며 “맹탕에 맹탕을 더한 ‘허망한 청문회’를 통해 임명강행에 면죄부만 주는 제1야당이 어디있냐”며 비판했다.
이어 “그들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도대체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나 원내대표의 행보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4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항의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를 서둘러 했다면 많은 의혹이 묻혔을 것”이라며 “지도부 역량으로 이만큼 온 것”이라고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