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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극단적선택 1년간 118회 방영…가이드라인 제정

입력 | 2019-09-05 12:00:00

96%가 방법·도구 구체적 묘사…84%는 미화
정부기관-방송작가협회, 가이드라인 첫 제시




최근 1년간 국내에 방영된 50편의 드라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표현한 장면이 118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이를 미화하지 않으며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은 지양하자는 영상콘텐츠 가이드라인이 처음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방송작가협회,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는 5일 이런 내용이 담긴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지켜줌인 대학생 서포터즈가 지난해 8월1일부터 올해 7월31일까지 국내 방영 드라마 50편을 점검한 결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은 118회 표현됐다. 드라마 1편당 평균 2.4회 방영된 꼴이다.

해당 장면을 분석했더니 95.8%(113회)가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며 83.9%(99회)는 이런 선택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표현했다.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묘사하거나 청소년이 대상인 경우도 각각 11회(9.3%)였다.

이에 4개 단체는 올해 2월 공동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4월부터 지난달까지 작가, 언론계, 학계, 법조계 등 전문가 11명이 참여한 가운데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방송작가 4명이 위원으로서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

가이드라인은 크게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문제 해결 수단으로 제시하거나 미화하지 않기 ▲살해 후 극단적 선택 장면 지양 ▲청소년 극단적 선택 장면 주의 등 4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영상콘텐츠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아일랜드, 미국 코네티컷주, 캐나다 매니토바주 등에선 영상콘텐츠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신중하게 표현하도록 권고 하고 있다.

복지부 장영진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언론의 보도 문화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일선에서 영상콘텐츠 제작에 참여하시는 분들께서도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지만, 자극적인 자살 장면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을 막고자 마련된 이번 가이드라인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