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U-18) 슈퍼라운드 대만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2-7로 아쉽게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기장|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충격적인 패배였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야심차게 우승을 노렸지만 결승 자력 진출은 사실상 쉽지 않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 2위 자리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5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19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1차전 대만전에서 2-7로 패했다. 2회 3실점, 5회와 6회 각 2실점하며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콜드게임 굴욕을 면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이날 패배로 슈퍼라운드 전적 1승2패가 된 한국은 남은 일본과 미국전을 모두 승리하고도 다른 팀들의 승패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사실상 자력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건 물거품이 됐다.
대신 2~3선발격 투수를 모두 준비시켰다. 이날 선발 허윤동(유신고)은 예선 2경기(1선발)에 등판해 6.2이닝 무실점으로 튼튼히 버텨준 바 있다. 실제로 1회,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분위기는 2회 요동쳤다. 허윤동은 1사 1·2루에서 7번타자 왕순호에게 좌중간 2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웨청화가 중전 안타로 왕순호를 불러들이며 스코어 3-0. 순식간에 분위기가 대만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이 감독은 3회부터 이민호를 투입했다. 4회까지 실점 없이 버틴 그는 5회 3연속 안타로, 6회에는 1사 1·3루에서 3루타를 허용하며 각 2실점했다. 6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후속 오원석이 린쯔하오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은 게 다행이었다. 만일 오원석이 한 점만 더 내줬다면 콜드게임 패전 위기였다.
타선도 침묵했다. 이날 한국은 8명의 주자가 출루했지만 홈을 밟은 건 2명뿐이었다. 9회 터진 박주홍의 홈런포가 위안이었다.
한국 야구는 그간 ‘일본은 쉽지 않지만, 아시아에서는 우리가 그 다음’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만은 번번이 한국을 무너뜨려왔다. 불과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 당한 1-2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청소년 레벨에서까지 수준 차이가 없음을 드러냈다. 이제 아시아 2위라는 생각도 착각이 아닐지 반성할 때가 왔다.
기장|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