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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책으로 독일처럼 이민자에 문호 개방?

입력 | 2019-09-07 03:00:00

단순 노동자 아닌 우수인력 유치해야 ‘난민 후폭풍’ 차단




저출산 대책으로 ‘이민 문호 개방’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꽤 오랫동안 천문학적 돈을 들여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음에도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문제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격렬한 찬반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을 미리 경험한 선진국 중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인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2011년 인구가 8022만 명으로 8000만 명 붕괴 위기에 몰렸다. 이에 2012년 8월 양질의 이민자를 받기 위한 ‘고학력자의 이민을 쉽게 하는 유럽연합(EU) 지침’을 시행했다. 한 해 뒤 ‘전문가 이니셔티브’ 정책이란 해외 우수인력 유치 후속 제도도 만들었다.

그 결과 인구와 출산율이 모두 증가했다. 현재 독일 인구 약 8243만 명 중 20%에 달하는 1600만여 명이 터키, 폴란드 등에서 왔다. 2017년 합계출산율도 1.57명으로 올랐다.

한국도 이민자가 적지 않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민자는 지난해 총 135만 명.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해 저출산 해결책으로 “전문기술 분야 위주의 이민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 정책을 전담하는 정부 조직을 서둘러 구성하고 이민자에게 맞는 법 체계를 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정책학과 교수)은 “‘한반도에 살면 누구나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체질을 바꿔야 미국이나 호주처럼 이민 정책에 성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유럽으로 몰린 난민들이 곳곳에서 주민들과 충돌하는 사례에서 보듯 섣불리 결정하면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한동안 이민정책으로 재미를 봤던 유럽 선진국들도 2010년대 들어 경제 악화와 함께 일자리 감소, 불법 난민 유입, 범죄 증가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反)이민을 주창한 극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치세력도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 갈등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민자를 데려와 당장 부족한 생산인구를 메워도 이들 역시 고령화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단순 노동자가 아닌 고급 인력을 어떻게 데려올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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