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12명 가운데 절반 이상 부상 시달려 코트디부아르와 최종전… 한국 "정신력으로 버티겠다"
부상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이 만만찮은 전력의 코트디부아르와 1승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8일 중국 광저우체육관에서 코트디부아르와 2019 중국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17~32위 순위결정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연패 늪에 빠져있다.
1994년 캐나다 대회 조별리그 3전 전패 후 순위결정전 마지막 경기였던 이집트와 경기서 89-81로 이긴 한국은 25년 만의 1승에 도전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이 사이 연패는 ‘14’로 늘어났다.
코트디부아르전에는 25년에 걸친 무승 탈출과 대회 첫 승이라는 미션이 걸려있다.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대표팀 전체가 지독한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과 경기를 앞두고 가드 이대성(현대모비스)과 센터 김종규(DB)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가용인원이 10명으로 줄었다.
중국전 2쿼터 도중 주장 이정현(KCC), 이승현(오리온)이 다쳤고 4쿼터 막판 최준용(SK)이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지난달 체코와 평가전에서 다친 부위와 같은 곳이다. 정효근(전자랜드)은 족저근막염에 시달리고 있다.
총 12명의 선수 가운데 6명이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 선수들 또한 잔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선수들의 부상이 체력적인 부담으로 이어졌다. 김상식 감독은 “준비한 전술의 90%를 모두 보여줬지만 나머지 10%는 체력적인 문제로 채워지지 못했다. 정말 힘들어서 진 경기”라고 부상을 아쉬워했다.
김선형 또한 “선수들이 다수 다치면서 제대로 된 로테이션이 이뤄지지 못한 게 아쉽다”고 짚었다.
코트디부아르는 대회 직전인 28일까지만해도 FIBA가 직접 뽑은 파워랭킹에서 32개국 가운데 최하위로 꼽혔다. “이번 대회를 위한 합숙훈련이 없었다. A조에서 최하위 팀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은 27위로 코트디부아르보다 5계단 위였다.
실제로 코트디부아르는 A조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면서 이러한 FIBA의 평가가 정확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6일 열린 나이지리아와 순위결정전에서 나름의 강점을 보여줬다. 66-83으로 졌지만 아프리카의 탄력과 높이가 엿보였다.
특히 이날 경기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19점(9리바운드)을 올리며 활약한 데온 톰슨은 경계 대상이다.
미국 19세 이하(U-19)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이번 월드컵 출전을 위해 코트디부아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4㎝의 장신임에도 유연한 움직임으로 내외곽을 오가며 나이지리아를 괴롭혔다.
이밖에도 10점 4어시스트를 올린 슐레이만 디아바테와 12점을 올린 빅맨 모하메드 코네 또한 한국이 막아야할 선수로 꼽힌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 감독은 정신력과 투혼을 발휘해 마지막 경기에 임한다는 각오다.
그는 “사실 지금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그저 정신력과 몸싸움에서 상대에 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 남은 경기를 후회 없이 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저우(중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