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에코웰
정일권 에코웰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올 4월 구자성 부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부산 좋은문화병원 관계자들과 업무협약를 맺고 있다. 병원은 500 여명의 임직원에게 에코웰의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코웰을 통해 건강검진을 하려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키로 약속했다. 에코웰 제공
㈜에코웰은 지난해 5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중소기업 전용 공동구매몰(mall)과 사원복지 플랫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기업을 타깃으로 운영되는 사원 복지 서비스 제공 업체는 성행 중이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은 소외돼 있다. 에코웰은 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6일 부산 사상구 부산벤처타워 본사에서 만난 정일권 에코웰 대표(45)는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도 복지 환경을 개선해야 직원 이직이 줄고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걸 알지만 비용과 관리 인력 문제로 제자리걸음”이라며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인 만큼 이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에코웰은 의료(건강검진), 여행(숙박) 등 두 서비스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요즘 직원들이 사내 복지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이라고 판단해서다. 정 대표는 “병원 입장에선 대기업만큼 이용자 수가 많은 조건이라면 건강검진 등에 같은 수준의 혜택을 줄 명분이 있다”며 “우리는 흩어져 있는 여러 중소기업을 묶어 계약하기 때문에 병원도 거부할 이유가 없는 구조”라고 했다. 호텔, 리조트 등 숙박도 마찬가지다.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갖추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각자 따로 계약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끌어내고 있다. 에코웰의 경영철학이 ‘작은 소리를 모아 큰 울림으로 바꾸자’인 것도 이런 사업 모델의 특성을 반영한다. 사무용품, 선물세트, 도서, 영화티켓 등 다양한 상품도 공동 구매 형식으로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서비스 이용도 간편하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직원은 에코웰이 만든 앱을 통해 자기에게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되기 때문에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더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과 맞물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돼 중소기업을 위한 복지플랫폼 서비스의 콘텐츠 개발을 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성장기술 개발 사업 중 하나인 ‘디딤돌 창업과제’에도 선정됐다. 좋은문화병원, 영남파워발전소 등 기업과의 업무협약도 활발하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라 아직 매출은 미미하지만 20여 명의 직원이 더 큰 미래를 꿈꾸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책 과제에 선정되고 투자 제안도 받는 등 성장 단계에 접어든 만큼 중소기업과 상생하기 위해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