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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中企에 공동구매몰-사원복지 플랫폼 지원하는 신생 스타트업

입력 | 2019-09-09 03:00:00

<104> 에코웰




정일권 에코웰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올 4월 구자성 부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부산 좋은문화병원 관계자들과 업무협약를 맺고 있다. 병원은 500 여명의 임직원에게 에코웰의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코웰을 통해 건강검진을 하려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키로 약속했다. 에코웰 제공

“중소기업 직원들도 좋은 복지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에코웰은 지난해 5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중소기업 전용 공동구매몰(mall)과 사원복지 플랫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기업을 타깃으로 운영되는 사원 복지 서비스 제공 업체는 성행 중이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은 소외돼 있다. 에코웰은 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6일 부산 사상구 부산벤처타워 본사에서 만난 정일권 에코웰 대표(45)는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도 복지 환경을 개선해야 직원 이직이 줄고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걸 알지만 비용과 관리 인력 문제로 제자리걸음”이라며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인 만큼 이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에코웰은 서비스 가입비나 이용료를 따로 받지 않는 조건으로 차별화했다. 그 대신 복지몰을 통해 구매가 실제 이뤄졌을 경우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체로부터 약속된 일정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무료 이용’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가입만으로 손쉽게 자체 복지물을 구축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창업 1년 만에 전국 1000여 개 기업, 10만여 명의 직원이 가입했다. 정 대표는 “3년 내 1만 개 기업, 100만 명 직원 가입이 목표”라고 했다.

에코웰은 의료(건강검진), 여행(숙박) 등 두 서비스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요즘 직원들이 사내 복지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이라고 판단해서다. 정 대표는 “병원 입장에선 대기업만큼 이용자 수가 많은 조건이라면 건강검진 등에 같은 수준의 혜택을 줄 명분이 있다”며 “우리는 흩어져 있는 여러 중소기업을 묶어 계약하기 때문에 병원도 거부할 이유가 없는 구조”라고 했다. 호텔, 리조트 등 숙박도 마찬가지다.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갖추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각자 따로 계약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끌어내고 있다. 에코웰의 경영철학이 ‘작은 소리를 모아 큰 울림으로 바꾸자’인 것도 이런 사업 모델의 특성을 반영한다. 사무용품, 선물세트, 도서, 영화티켓 등 다양한 상품도 공동 구매 형식으로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서비스 이용도 간편하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직원은 에코웰이 만든 앱을 통해 자기에게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되기 때문에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더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과 맞물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돼 중소기업을 위한 복지플랫폼 서비스의 콘텐츠 개발을 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성장기술 개발 사업 중 하나인 ‘디딤돌 창업과제’에도 선정됐다. 좋은문화병원, 영남파워발전소 등 기업과의 업무협약도 활발하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라 아직 매출은 미미하지만 20여 명의 직원이 더 큰 미래를 꿈꾸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책 과제에 선정되고 투자 제안도 받는 등 성장 단계에 접어든 만큼 중소기업과 상생하기 위해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