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6월 발표한 2.5%에서 0.4%포인트 낮춘 2.1%로 조정해 발표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로 낮춰 2%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7월 한국은행은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도 함께 떨어뜨렸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하반기에 전망했던 2.6%를 올해 5월에는 2.4%로 낮춘 바 있다.
이처럼 정부 민간기관 할 것 없이 한국경제의 내리막 경사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고 예측하는 것은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 여건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 간 갈등에 따른 교역 감소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나라는 수출 위주 경제인 한국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나타나면서 한국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저물가가 겹치는 디플레이션의 입구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정책 엇박자의 영향도 적지 않다. 과열일 때는 식히고, 침체일 때 부양하는 타이밍이 경제정책의 요체다. 그렇지 않아도 내리막 여건인 상황에서 지금 정부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성장보다는 복지에 무게를 둬 추락을 가속화한 측면이 없지 않다. 최근에는 정치적 사안에 몰두해 경제문제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지금은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경제 살리기에 쏟아부어도 올해와 내년 경제가 살아날까 말까 한 형국이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루빨리 정쟁을 매듭짓고 국가경제와 민생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