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에 공급 부족
美추가관세로 수입도 힘들어 석달새 60% 올라 물가 상승 주도
정부 “돼지생산 증대가 중대임무”… 일부 지역 구매제한-쿠폰 등장도

‘중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추제 연휴를 6일 앞둔 7일 베이징 싼위안리(三源里) 농축산물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며 한숨부터 쉬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이달 1일 돼지고기 1kg의 도매가격은 34.59위안(약 5800원). 6월 초에 비해 60% 이상 올랐다.
13주째 상승 중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 상승도 부채질하고 있다. 대부분 자국산에 공급을 의존하는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재료다. 2017년 중국의 돼지 소비량은 5340만 t에 달했지만 세계 돼지 교역량은 불과 약 800만 t이었다.
돼지고기 부족 사태가 서민 경제에 주는 타격이 커지자 국무원은 최근 돼지 생산량 증대를 ‘중대 정치 임무’라고 규정했다. 돼지 생산 농가 및 판매상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장시성과 쓰촨성 등은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 목표를 정한 후 반드시 이 목표를 달성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시에서는 한 사람당 1kg까지는 시장 가격보다 싼값으로 돼지고기를 살 수 있는 ‘고기표’까지 등장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1994년까지 존재했던 배급표를 연상시킨다는 자조가 나왔다. 푸젠성 푸톈(蒲田)은 한 사람당 2kg 이상 돼지고기를 사지 못하게 하는 구매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