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북미1과장에 박은경 내정… 日-中-러 이어 금녀의 벽 허물어
양자외교-통상분야서도 맹활약

박 보좌관의 내정으로 외교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양자 외교를 담당하는 주무과장을 여성 외교관들이 차례로 차지하게 됐다. 2014년 당시 일본 업무를 총괄하는 동북아1과장(현 아시아태평양1과장)에 오진희 현 주체코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이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4강 외교 담당 과장으로 임명된 이후 그간 남성 외교관들이 독차지했던 4강 외교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선아 전략조정지원반 팀장(43·외시 35회)도 지난해 2월 여성 첫 동북아2과장(현 동북아1과장)에 올랐다. 올해 7월까지 1년 5개월간 한중 관계 실무에 집중했던 이 팀장은 현재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신설된 전략조정지원반에서 한국의 외교 전략을 검토 및 수립하는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러시아 및 유라시아 지역 외교에서도 여성세가 부각되고 있다. 권영아 유라시아 과장(47·외시 36회)은 6자회담에서 러시아어 통역을 담당했던 언어 특기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4강 과장들이 정무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경제 및 통상까지 총괄하고 있다. 권 과장은 “여성이어서 힘든 것보다 미중일에 비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러시아나 유라시아 외교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올해 상반기 기준 본부 과장급에 보임된 여성 비율을 32%로 채우면서 당초 2022년까지 26.8%로 늘리겠다는 ‘외교부 여성 관리자 임용 확대 5개년 계획’을 조기 달성했다. 외교부 직원 내 여성 비율도 42.4%다. 외교부 관계자는 “4강 외교에 여성 과장이 나온 것은 여성 외교관 비율이 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차별을 받지 않고 중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