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등서 45년간 1만4139회… 정권 비판에 中情 끌려가 고초도
한국 최장수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을 통해 신문의 시사만화 시대를 연 김성환 화백이 8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7세.
황해도 개성 출신인 고인은 17세에 연합신문 만화가로 데뷔했다. 고인은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에 ‘고바우 영감’ 첫 회를 실은 것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신문 네 컷 속에 한국 현대사를 짚으며 권력에 대한 촌철살인과 세태 풍자,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냈다. 대표작의 주인공 이름인 고바우는 바위처럼 단단한 민족성을 상징한다는 뜻으로 지었다고 한다. 1980년 9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했으며,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를 거치며 2000년 9월까지 45년간 총 1만4139회를 연재했다.
그런 고인의 정신은 고바우 영감이 세간에서 입소문을 타고 아이들 노래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국민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고바우는 내가 낳았지만 그가 내 반평생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고바우 만화상’이 제정되기도 했으며 고바우 영감의 원화 1만743장이 2013년 2월 근대 만화 최초로 등록문화재(제538호)가 됐다. 일본에서도 2003년 ‘만화 한국 현대사―고바우 영감의 50년’이라는 단행본이 출간됐다.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올해의 기부왕’ 대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금자 씨와 아들 규정 씨, 딸 규희 규연 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9시. 031-708-4444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