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 확산] 5촌 조카, 회삿돈 수억원 용처 설명… 투자 구조-자금 흐름 등 대화 담겨 웰스씨앤티 대표, 檢에 USB 제출… 檢, 조국 영향력 작용 여부 추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가 4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조 씨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이 녹음파일에는 코링크PE로 넘어간 회삿돈 수억 원의 용처를 조 씨가 설명하는 대목이 자세히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가 조 후보자 부인에게 펀드 투자를 소개한 건 사실이나, 투자 대상 선정이나 펀드 운영 일체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했던 조 후보자 측 해명과 다른 정황이다.
○ 5촌 조카, 펀드 투자자금 횡령 가담 정황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8일 코링크PE 설립 초기 최대 주주였던 김모 씨와 코링크PE의 최초 투자처였던 자동차 부품업체 I사 부사장 이모 씨를 소환 조사했다. 또 조 후보자 가족과 인척 등이 약 14억 원을 투자한 ‘블루코어밸류업 1호’(블루펀드)의 운용역 임모 씨도 동시에 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사모펀드 확장 과정에서 조 후보자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최 대표는 조 씨 외에도 최근 귀국해 조사를 받은 코링크PE 이모 대표, 자동차 부품업체 I사 회장과 부사장 등 코링크PE의 자금 운용과 관련된 핵심 4인방과의 통화 내용을 자동차 열쇠고리 USB메모리에 넣어 보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씨앤티는 2017년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블루펀드로부터 투자금 전액인 13억8000만 원, 코링크PE 자체 자금 10억 원 등 23억여 원을 투자받았다. 이 투자 이후 웰스씨앤티는 관급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며 1년 만에 매출이 74% 늘었다. 그러나 투자금은 운영자금 5000만 원만 남겨 놓고 차입금 상환, 단기대여금 등 명목으로 모두 회수됐다. 검찰은 이를 이른바 업계의 은어인 ‘찍기’(주식대금을 넣었다가 다시 빼는 가장납입)로 의심하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엔 웰스씨앤티에서 수표로 빼낸 7억여 원이 I사의 자회사로 흘러들어갔다고 조 씨가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사는 코링크PE가 2016년 설립된 직후 처음 만든 레드펀드의 1호 투자사로, 웰스씨앤티가 투자하기로 확약한 서울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에도 자금을 대는 등 코링크PE가 추진한 사업 곳곳에 등장한다. 당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씨는 I사 부사장 이 씨와 함께 코링크PE 펀드 투자에 적극 관여했다고 한다.
○ “5촌 조카 아내는 펀드 투자사 주요 주주”
하지만 검찰은 회계자료 및 녹음파일 분석, 관련자 소환 조사를 통해 펀드 운영 과정의 위법성 등 관련 의혹에 대한 규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 씨의 녹음파일 외에도 코링크PE 투자 과정이 담긴 녹취파일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모펀드를 둘러싼 수사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링크PE 관계자가 서울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사업에서 공공기관의 입찰 정보를 미리 빼낸 정황 역시 녹취파일로 남아 있다. 이 밖에 조 씨가 와이파이 사업 추진 업체에 “돈을 10배수, 20배수로 튀길 수 있으니 지분을 코링크PE 측에 넘기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