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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내각에서 반발 사임한 러드 의원은 어떤 인물?

입력 | 2019-09-09 04:55:00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에서 7일 돌연 사임한 앰버 러드 노동및연금 장관은 내각에서 비주류지만 정치적 비중은 매우 높다.

러드 장관이 아닌 다른 의원이 장관직을 내던졌더라도 존슨 총리가 9월3일부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어퍼컷 타격 시리즈는 극적 강도가 한 단계 높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러드 의원의 개인적 비중으로 영국 언론은 그녀의 장관직 사임과 집권 보수당 탈당 의사 표명 뉴스를 서너 단계 높은 강도로 보도했다.

앰버 러드(56)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5월 말 사의를 표명한 후 후임 총리 경선전 출마 하원의원이 10명 선을 넘어선 막판까지 출마 여부에 언론이 주목한 의원이었다. 진보적 성향의 가디언 지는 정식 사설은 아니지만 러드 노동연금장관을 페리 모던트 국방장관과 함께 차기 총리로 추천하는 기사를 실기도 했다. 이 두 여성 의원은 다 출마하지 않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잔류를 택했던(장관 개개인 투표 내용이 공개된다) 러드는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둘러싼 내각의 강온파 대립에서 소프트 노선을 확실히 했다. 하드 노선 대장 존슨 전 외무장관과 어울릴 수 없었는데 존슨 의원이 총리에 당선된 당일 발표한 새 내각에 러드는 그대로 유임됐다.

같은 집권당 내 총리 내각 교체에서 2차 대전 후 가장 잔인한 전임 정부 내각 ‘대학살’이 이뤄진 존슨 새 캐비넷에서 러드 장관은 살아난 것이다. 다른 유임 메이 정부시절 장관들은 모두 총리 후보 경선에 나가 존슨과 싸웠다가 무릎을 꿇은 전력이 있었다. 러드가 존슨에게 자리 보전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러드는 가장 빨리 출세한 여성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늦은 47세 때인 2010년 첫 하원의원이 되었지만 2015년 총선 후 캐머런 단독 정부에 재선 신분으로 에너지 장관에 발탁됐고 브렉시트 직후 갑자기 총리가 된 메이는 러드를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내무장관은 영국에서 재무, 외무에 이은 빅3 부처이며 메이 자신이 여성 의원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내무장관에 임명되었다. 교체 총리 당선 전까지 6년 동안 가지고 있던 내무장관 직을 의원 경력 6년의 앰버 러드에게 물려준 것이다. 러드는 2018년 카리브해 이민자 문제 스캔들로 장관직에서 물러났지만 7개월 후인 11월 노동연금장관으로 내각에 복귀해 브렉시트 합의안 파동의 한복판에 들어갔다.

7일 장관직 사임 후 러드는 자신이 존슨 새 총리에게 장관 유임을 부탁한 것이 아니라 총리가 유임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러드는 외가가 상당한 명문가로 보수당 체질을 지녔다고 할 수 있지만 자타가 경제적 견해나 사회적 이슈에서 리버럴하다고 보고 있고 친 노동당 친척도 많다고 한다.

야당 노동당은 물론 영국 언론은 러드 장관 사임을 친동생 조 존슨 부장관의 사임과 묶어 존슨 정권이 내부에서 무너지는 신호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그런 것인지 조만간 알게 되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때 러드의 장관 사임에 대해서도 더 정확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