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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두려워 않는 도전의 짜릿함… 건강한 미래 가꿀 것

입력 | 2019-09-10 03:00:00

화천군 리틀포레스트팀 호주 연수기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호주 연수를 간 학생들이 시드니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화천군 제공


강원 화천군 고교생 5명으로 구성된 우리 ‘리틀포레스트 팀’이 호주를 배낭여행 연수국가로 정한 것은 호주가 자연의 나라이자 다인종 국가여서였다. 많이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호주로 향했다.

10시간가량의 비행 뒤 호주 시드니에 도착했다. 첫 방문지는 세계 3대 요리학교 르코르동 블뢰였다. 한국의 전문대는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호주의 전문대와 한국 간에 어떤 인식의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조리 실습실, 전문서적 도서관, 설탕공예 전시관, 요리사 유니폼 전시관 등 일반대학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내부시설을 볼 수 있었다. 르코르동 블뢰 교육과정의 특징은 1년 6개월의 실기수업뿐 아니라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경험을 쌓는 6개월간의 유급실습이 있다는 것이다. 이 기간 학생들은 일반인과 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 호주 학교의 ‘공부와 일의 병행’ 과정은 우리가 갖고 있던 ‘학교→졸업→취업’이라는 틀을 깨는 경험이었다.

다음 날 호주의 국립공원 블루마운틴을 찾았다. 호주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폭포가 인상적이었다. 물로 인해 침식된 바위의 모양과 형태가 절경이었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블루마운틴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서 놀라고 감탄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본격적인 시내관광을 한 날도 추억이 됐다. 하이든가든 공원에 있는 사람들은 풀밭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한국에선 풀밭에 눕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색해 보였는데 이곳에선 이런 장면이 자연스러웠다. 따뜻한 햇볕과 무성한 풀과 나무 아래 날아다니는 새들과 뛰어다니는 강아지, 그리고 우리 팀원들…. 찰나의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했다.

유명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우리가 본 공연은 오페라 ‘나비부인’이다. 1부에선 운명의 사랑이, 2부에서는 사랑의 비극이 전개된다. 연인의 배신과 아들을 뺏긴 슬픔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비부인의 비극적 스토리를 감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와 목소리의 성량은 뛰어났다.

기억에 남는 게 또 있다. 먹을거리다. 호주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캥거루 스테이크는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긴 꼬치에 대롱대롱 달린 캥거루 스테이크를 처음 보고는 우리가 알고 있던 스테이크 모양과 달라 놀랐다. 그 다음 느낌은 행복이었다. 정말 맛있고 부드러웠다.

포트스테판도 빼놓을 수 없다. 사막과 바다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만난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거대한 모래 언덕이 놀라웠고 그곳을 돌아다니는 낙타도 신기했다. 모래썰매를 탈 때는 요령을 몰라 썰매가 뒤집어지는 바람에 언덕을 구르다가 모래인간이 돼버리기도 했다. 돌고래를 보기 위해 탑승한 크루즈에서 가이드는 돌고래를 한 마리만 보아도 행운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아기 돌고래와 엄마 돌고래를 포함해 다섯 차례 돌고래를 만났다. 호주는 겨울이었는데 해변가에서 서핑하고 선탠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신기하고 이색적으로 보였다.

7박 9일의 배낭여행은 우리 ‘리틀 포레스트’가 ‘빅 포레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계기가 됐다. 많은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었고 도전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었다. 실수해도 괜찮다. 그 또한 소중한 경험이니까. 졸업을 하면 우리는 화천을 떠나게 된다. 나무가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넓게 펼쳐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화천이라는 곳에 뿌리를 내린 우리들은 이제부터 가지를 펼치는 여행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늦게 가지를 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금세 가지에 잎이 달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쉽게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큰 숲이 형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0년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아름답고 정교한 숲일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숲을 찬찬히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려고 한다.

심예지 화천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