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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던졌습니다” 단단히 여문 정우영의 2019시즌

입력 | 2019-09-10 09:30:00

LG 정우영. 스포츠동아DB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올 시즌 LG 트윈스 셋업맨의 주인은 명확했다. 당찬 ‘루키’ 정우영(20)의 자리였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정우영을 향한 팀의 믿음은 굳건했다. 여름 무더위와 함께 짧은 부침을 겪기도 했고 어깨 부상으로 한 달여간 1군에서 멀어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정우영은 특유의 꾸준함으로 응답했다. 데뷔 시즌부터 마운드 핵심 보직을 맡은 부담감은 뒤로한 채 9일까지 49경기에 나서 59.2이닝을 책임졌다. 평균자책점 3.02에 13홀드를 챙긴 호성적은 덤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부드럽게 공을 던지며 임창용의 향기를 풍겼다”고 떠올린 LG 류중일 감독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스스로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화려한 성적 이상의 소득으로 여긴다. 그는 “타이트한 경기를 비롯해 정말 여러 상황에 등판했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덕분”이라며 “남들은 모르는 1군, 마운드 경험을 쌓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올 시즌을 치르는 내내 ‘야구 선수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제는 몸이 아프기 전의 느낌도 알게 됐고, 더 이상 아프지도 않다. 아무 걱정 없이 야구를 하고 있다”는 씩씩한 답을 내놨다.

올해 김대현(22)~정우영~고우석(21)으로 완성된 영건 필승조는 팀의 자랑이자 구성원 모두의 자부심이다. 셋은 나란히 ‘2019 WBSC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 명단에도 포함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정우영은 “서로 믿음이 많이 간다. 우리 팀 투수는 젊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대현이 형이 불펜에 있어서 좋다. 원래 내가 일찍 마운드에 올라가 멀티 이닝을 맡았는데 앞에서 대현이 형이 긴 이닝을 끌어줘 경기가 더 편해졌다”며 “내 뒤에 나오는 우석이 형도 정말 믿음직스럽다”고 강조했다.

특유의 싹싹한 성격으로 선배들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았다. 땅볼 유도에 능한 정우영에겐 형들의 탄탄한 수비 지원도 적극 뒤따랐다. 그는 “워낙 어려움 없이 잘 다가가서 형들도 나를 좋아해주는 것 같다. (김)현수 형도 ‘너처럼 이렇게 다가오는 애들이 없다’고 이야기 할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팀이 여기까지 오는데 주장인 현수 형이 분위기를 정말 잘 이끌어 주셨다. 팀 성적에 대한 형의 지분이 50%는 되는 것 같다”며 “(오)지환이 형을 비롯해 좋은 수비의 덕도 정말 많이 봤다”고 남달리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4위가 유력한 팀 성적에 따라 생애 첫 가을 야구가 눈앞이다. 데뷔시즌부터 포스트시즌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정우영에게는 큰 행운이다. 그는 “형들도 어린 나이에 가을 야구를 하는 게 진짜 좋은 거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어쨌든 타자와 상대하는 일이라 경기에 임하는 마음은 똑같겠지만 정규 시즌과 비교해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가을 야구를 치르며 무사만루 때 마운드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 위기를 막으면 나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야무진 상상까지 해본다. 이는 곧 어떠한 고비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거침없는 호투 행진 속에 신인왕 등극, 국가대표 발탁의 영예와도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는 중이다. “집에서는 신인왕을 받으면 어떨까 떠올려도 보지만 야구장에 나오면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신인왕과 국가대표 모두 나의 목표다.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해 던졌기 때문에 내 기록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고 힘 줘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개인 기록보다 팀의 가을야구가 더 중요하다. 거기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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