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비만수술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 김용진 센터장이 톡투건강코너에 나와 고도비만 수술 방법과 안전성 그리고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고도비만환자를 1200명 넘게 수술한 권위자다. 동영상 캡처
서구화된 식생활과 다양한 야식 문화 등으로 단백질과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할 우려가 커졌다. 이는 비만인구 증가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톡투 건강, 이번 주제는 비만수술이다. 비만수술 대상자는 고도비만 이상의 환자다. 비만수술의 대가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 김용진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 센터장은 고도비만 환자를 1200명 넘게 수술한 국내 비만수술 권위자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비만수술은 어떤 수술인가.
▽김용진 센터장=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위(胃)절제술이다. 위가 늘어나지 못하도록 위를 수직으로 잘라내 바나나 형태로 만들어 부피를 줄이는 수술이다. 다른 하나는 위우회술이다. 위를 아래위로 분리해 밑에 있는 소장을 끌어와 위 하부와 이어서 음식물이 십이지장을 거치는 원래 길이 아닌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도록 하는 수술이다. 비만 환자에게는 주로 위절제술을 하며 비만과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위우회술을 많이 한다.
▽김 센터장=그렇다. 모든 비만 치료는 섭취하는 양을 적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칼로리 제한이 우선이다. 또 체중을 줄인 상황에서 요요가 없는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이 기자=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가 위우회술을 받으면 당뇨병이 치료될 수 있는가.
▽김 센터장=당뇨병은 인슐린이 잘 기능하지 않아 생긴다. 그런데 위우회술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지나가지 않으면 인슐린 기능이 되살아난다는 것이 1960년대 처음 밝혀졌다. 2007년부터는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지나가지 않으면 인슐린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기전(機轉·메커니즘)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현재 이 기전을 이용한 당뇨병 치료약 일부가 이미 임상에 쓰이고 있다. 위우회술로 체중을 줄이면 그 자체로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또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게 되면서 인슐린 민감도가 올라간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수술이다. 수술 후 6개월쯤 지나면 당뇨병 환자의 60%가 완치된다.
▽이 기자=위우회술 이후 기존 위는 어떻게 되나.
▽김 센터장=위는 분리된 상태로 있다. 남아있는 위는 그대로 기능을 한다. 분리된 하부 위에서는 기존처럼 소화효소도 나오고 위산도 분비돼 소장으로 흘러내려가 뒤늦게 음식물과 합쳐진다.
▽김 센터장=당연히 부작용을 수반한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거나 적절한 환자만 수술을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철결핍성 빈혈이다. 십이지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철분 흡수다. 그런데 위우회술로 십이지장에서 철분을 흡수하지 않다 보니 여성이 생리할 때 빈혈을 겪는다. 남성환자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 여성 환자의 60%는 빈혈이 생겨 추가적으로 철분제를 먹어 보충해야 한다. 수술하고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까지 철분제를 복용한다. 평생 복용하지는 않는다. 폐경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빈혈 문제가 해결된다.
▽이 기자=비만수술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김 센터장=비만수술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수술 받는 환자 중에서도 일부 위험한 상태에 놓인 사람은 분명히 있다. 초고도비만인 몸무게 150kg 이상의 남성환자, 비만이 오래돼 심장 기능이 약해진 환자들은 위험하다. 그러나 일반 고도비만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위험하다는 것은 오해다. 비만수술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고도비만 환자는 택시를 탈 때도 앞자리에는 앉을 수 없다.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이용도 쉽지 않다. 놀이동산에 가서 여러 놀이기구를 타고 싶어도 안전바(bar)가 허벅지 위까지 내려오지 않아 탈 수가 없다. 백화점 쇼핑도 다른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돼 눈치 보인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어도 따가운 눈총을 느낄 때가 많다. 비만수술의 목적은 결국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만수술을 하는 이유는 생존 문제다. 삶과 죽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비만수술을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