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언주(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조국 임명 규탄“ 삭발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을 통해 86운동권 세력들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그들은 수구세력이자 국가파괴세력“ 이라고 말했다. 2019.9.10/뉴스1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국회에서 삭발식을 거행했다. 헌정사에서 삭발을 감행한 국회의원은 이언주 의원 외에도 더 있다. 그동안 어떤 정치인들이, 어떤 이유로 삭발을 했을까.
‘삭발 정치’의 역사를 살펴보면 1987년 11월 삭발을 감행한 박찬종 전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박 전 의원은 김대중·김영삼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삭발했지만, 두 후보의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땐 설훈 민주당 의원이 ‘탄핵 철회’와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며 삭발 단식 농성을 벌였다. 설 의원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을 선택했다.

사진=동아일보DB/박찬종 전 의원
2013년에는 통합진보당 김선동·김재연·오병윤·김미희·이상규 의원 등 5명이 정부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항의해 집단 삭발했다.
사진=동아일보DB/김재연 전 의원
이 같은 삭발 정치를 두고 정치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언주 의원의 삭발을 두고 페이스북에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이냐?”면서 “야당의원들은 이언주 의원의 결기 반만 닮았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적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올 5월 한국당 의원들이 삭발식을 가졌을 때 “20세기 구석기 시대 투쟁 방법은 지양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