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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당 넣은 찰옥수수잼… 건강 간식 챙기는 엄마들 취향 저격

입력 | 2019-09-11 03:00:00

[청년사장 전통시장 진출기]<3> 베러댄잼 조민주 대표




조민주 베러댄잼 대표는 대표 상품인 찰옥수수잼을 보여주면서 “여타 첨가물을 넣지 않고 오로지 원재료와 유기농 원당만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에게도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단맛”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강원 춘천시 춘천로의 육림고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미가리고개’ 또는 ‘마가리고개’로 통했다. 이 고갯길 입구에 ‘육림극장’이 세워지면서 이곳은 춘천의 명소가 됐고, 아예 고갯길도 영화관의 이름을 딴 육림고개가 됐다. 이 거리는 이름의 주인인 극장과 부침을 함께해서, 2000년대 들어 육림극장이 쇠락하면서 육림고개 시장도 침체에 빠졌다. 점포의 반 이상이 문을 닫았던 이 전통시장에 활기가 돌게 된 것은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 등을 통해 2, 3년 새 젊은이들이 점포를 차리면서다.

최근 만난 베러댄잼(better than jam) 조민주 대표(33)도 육림고개 시장의 청년상인 중 한 명이다. 가게에 들어섰을 때 가족 방문객이 잼을 시식해보고 있었다. 찰옥수수잼과 딸기밀크잼을 구매한 부모가 두 딸의 손을 잡고 나간 뒤 조 대표는 “이 두 가지 잼이 가장 인기가 많다. 특히 찰옥수수잼은 우리 가게의 시그니처 잼”이라면서 웃음 지었다.

찰옥수수잼은 강원도 특산물인 옥수수를 활용해 조 대표가 개발한 것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제품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냉장실에서 막 꺼낸 찰옥수수잼에선 담백한 느낌의 옥수수 아이스크림 맛이 났다. “건강한 단맛”이라는 조 대표의 설명대로다. 이곳의 잼 제품은 방부제나 합성보존료를 넣지 않고 유기농 비정제원당(사탕수수를 정제하지 않고 만든 천연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잼의 품질유지 기한은 실온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지만 베러댄잼 제품의 기한은 제조일로부터 두 달, 뚜껑을 열면 한 달 안에 다 먹기를 권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강원도 특산물을 활용한 먹을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그가 사무직 10년 차에 접어들 즈음 생겨났다. 언니가 강원 춘천의 한 회사에 취업하고 가족이 자주 춘천 나들이를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분주한 서울의 속도에 차츰 지쳐가던 그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 보이는 춘천에 매료됐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과 맞물려 창업을 고민하던 그는 청년몰 지원사업에 응모했고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다. 혼례 음식을 만들어온 어머니의 조언에 힘입어 조 대표는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고 특산물 잼을 선보였다.

베러댄잼의 제품은 뭉쳐지지 않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듯한 식감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빵에 발라먹는 전통적인 활용법뿐 아니라 요거트에 얹어 먹을 수도 있고, 샐러드 소스나 샌드위치 소스로도 쓸 수 있다. “토마토잼은 스파게티 재료로 사용할 수 있고, 단호박잼은 물이나 우유를 넣고 끓이면 수프처럼 먹을 수 있어요.” 우유를 굳힌 잼과 딸기잼을 두 개 층으로 제조해 한 병에 넣은 딸기밀크잼은 섞으면 그 자체로 요거트를 먹는 것 같다.

지난해 6월 개장했을 때는 잼의 비수기였던 무더운 여름이라 한동안 고전해야 했다. 고사리잼, 마늘잼 등 실험성 높은 특산물 잼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품질유지 기한이 짧기에 뚜껑도 열지 않은 새 잼을 2주마다 대여섯 병씩 버렸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관광객들이 찾아왔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우선 가게 이름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잘 팔리는 잼들로 판매 제품을 간소화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최근 베러댄잼은 월 400만∼500만 원의 매출을 얻고 있다.

앞으로 강원도 특산물을 활용한 잼을 더 많이 개발하는 게 조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제품이 춘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기념품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시작이지만 가게를 키워나가고자 납품처를 찾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장차 베러댄잼이 ‘춘천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명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고요.”


▼ ‘건강한 단맛’ 소비자 눈길 끌어… 용도별로 다양했으면 ▼

신창락 상지영서대 명예교수

○ 칭찬해요

① 특산물로 만든 수제 잼= 딸기, 포도 등 과일로 만드는 일반적인 잼과 달리 강원도 특산물인 찰옥수수 등 다양한 재료로 차별화된 수제 잼을 만드는 것은 특별한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② 안전성과 신뢰성이 높은 먹을거리=설탕과 보존료 등이 함유된 보통의 잼과 달리 유기농 비정제원당을 넣어 단맛이 살아 있는 건강한 수제 잼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상품이다.

③ 차별화된 사용용도와 타깃층=잼은 빵과 함께 먹는 게 일반적인데 요거트, 샐러드 등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제품사용 용도를 확장한 것이며, 특히 20∼40대 연령층과 어린이 영양을 생각한 타깃층 설정은 탁월한 전략이다.

④ 철저한 준비와 전문가의 도움으로 창업=창업은 아무리 아이템이 확고해도 점포입지·메뉴개발·브랜드 네이밍·회계·세무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정부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창업을 한 것과 소상공인진흥공단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사업운영의 도움을 받아 사업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경영방법이 돋보인다.

○ 아쉬워요

① 제품의 차별적 전문화 방안=요거트, 샐러드 등과 함께 먹는 잼이라면 요거트용 잼, 샐러드용 잼 등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제품과 어린이용 선물세트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② 차별적인 홍보방법 활용방안=현재의 매출은 매장 80%, 온라인 20%라고 하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20∼40대에게 잘 노출될 수 있는 홍보 방법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 엄마세트-성공세트… 추석선물 아이디어 ‘톡톡’ ▼

추석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의 청년 상인들이 다채로운 선물 세트를 마련했다.

경기 수원시 영동시장의 28청춘몰에서는 11일까지 ‘28청춘 추석 선물 세트’를 판매한다. 선물 받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구매할 수 있도록 5가지 주제의 선물 세트를 기획했다. ‘6명 청년이 만드는 수제 간식, 수제 디저트 세트’(사진) ‘추운 계절에 딱 맞는 건강한 선물, 힐링 선물 세트’ ‘항상 고생하시는 엄마를 위한 선물, 엄마 세트’ ‘성공을 위한 작은 선물, 성공 세트’ ‘5명의 청년 작가가 만든 작가 세트’가 있다. 가격은 3만∼4만 원대. 추석 선물 포장을 제공한다.

강원 춘천시의 육림고개시장에 있는 ‘꼬삔이식빵’은 11일까지 식빵&스콘 선물 세트, 스콘 선물 세트를 포장 판매한다. ‘베러댄잼’도 13일까지 잼 3종을 추석 선물 세트 10% 할인가로 선보인다.

충남 금산군 금산시장 청년몰인 시네마켓의 ‘갓도넛’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 금산시장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15일까지 매장의 모든 도넛을 맛볼 수 있는 ‘갓도넛 추석 박스’를 할인 판매한다.

춘천=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