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 10번째 발사체 도발]北, 美에 협상제의 7시간뒤 무력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북한의 대화 메시지에 대해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페이엇빌=AP 뉴시스
미국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밤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 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유세장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관련해 방금 나온 성명을 봤다. 흥미로울 것”이라며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협상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미 국무부는 백악관에 비해 다소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국무부는 북한이 9월 하순 협상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우리는 이 시점에 발표할 어떠한 만남도 갖고 있지 않다”고 논평했다.
북한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됐는데도 도발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등 대남 타격 목적의 도발에 대해서는 잇따라 사실상 ‘면죄부’를 발급한 만큼 북한 측이 이를 최대한 활용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수석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보다 더 회담을 원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화를 제안했다가 도발로 곧장 압박하면서 (실무협상에서) 최대한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북한의 전술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오랜만에 먼저 공개적인 대화 제스처를 내보이고 있는 만큼 9월 말까지 한미 외교당국의 발걸음도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0일 오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전화 통화를 갖고 최선희 담화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북-미 대화 상황 전반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 본부장의 9월 중 방미 계획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9월 말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회의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 당국자는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과거의 전례를 봤을 때 이런 (불참) 결정이 잘 번복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나리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