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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오징어 탱크 질식사고 외국인 노동자 4명 모두 숨져

입력 | 2019-09-11 10:12:00

사진=뉴스1


경북 영덕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10일 발생한 질식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던 태국인 D 씨(34)가 11일 오전 1시쯤 숨졌다.

D 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고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 4명이 모두 숨졌다.

앞서 이들은 10일 오후 2시께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청소 작업을 하다 쓰러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 탱크에 한 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졌으며 뒤따라 들어간 3명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구급대가 지하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이용해 이들을 지하 탱크 밖으로 구조한 뒤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나 태국인 A 씨(42), B 씨(28), 그리고 베트남인 C 씨(53)는 목숨을 잃었다.

D 씨는 의식은 없지만 호흡이 있어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11일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탱크에 먼저 들어간 한 명이 쓰러지자 다른 이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차례로 들어갔으나 2~3분 사이에 모두 쓰러졌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4명은 보호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8년 만에 한 탱크 청소에 투입됐다가 부패한 오징어에서 나온 유독가스를 마신 것으로 소방당국은 밝혔다. 사고 당시 최초 신고자는 이 업체 대표였다.

경찰은 업체 측 대표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사고가 일어난 곳은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장과 찌꺼기 등을 분해 및 처리하는 저장 탱크다. 일반적으로 오징어 부산물에서는 암모니아 가스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