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투어 신인왕 등극 한 시즌에 최다 35개 대회 강행군 소화 새내기로는 유일하게 투어챔피언십 출전 이번주 바로 시즌 개막전 출격해 기대감 증폭
PGA투어 최고 신인에 등극한 임성재. 동아일보 DB.
상금 랭킹 50위 이내 선수 중 30개 이상의 대회를 치른 선수는 임성재가 유일하다. PGA투어에 따르면 6주 연속 출전한 경우도 3차례나 됐다.
이같은 강행군은 PGA투어에 처음 데뷔한 신인으로 계속 살아남기 위한 절실함에서 비롯됐다. 많은 대회에 나서 상금을 쌓아야 다음 시즌 투어 카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소한 코스와 낯선 환경, 시차, 체력 관리 등 모든 게 처음이었던 임성재는 정면 돌파로 자신의 앞에 놓인 온갖 장애물을 뚫은 끝에 최고 루키에 올랐다.
아시아 최초로 PGA투어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임성재. PGA투어 제공
12일 임성재는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의 전화를 받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PGA투어 신인왕에 올랐다는 통보였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임성재의 PGA 투어 올해의 신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그는 올해 ‘아이언맨’과 같은 시즌을 보냈고 시즌 내내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최초의 PGA투어 신인왕 등극이었다. 임성재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했다. 수상 통보를 받고 너무 기쁘고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인 최초,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이라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중에 계속 투어를 뛰면서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PGA투어에서 뛰는 동료들이 직접 선정했다는 점에서도 임성재에게는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도 될 만한 큰 훈장이 됐다. PGA투어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는 한 시즌 15개 대회 이상을 뛴 멤버들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졌다. 올해부터 신인상에는 ‘아널드 파머상’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역대 PGA투어 신인상 수상자
1990년 제정된 PGA 투어 신인상은 평생 한번 뿐인 기회를 잡은 특급 새내기에만 돌아가는 영광이다. 존 댈리(1991년) 어니 엘스(1994년) 타이거 우즈(1996년) 리키 파울러(2010년) 조던 스피스(2013년)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12년 미국 국적인 재미교포 존 허가 신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2부 콘페리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석권한 임성재는 2018~2019시즌 PGA투어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26회나 컷을 통과해 16개 대회에서 25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다. PGA투어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시즌 마지막 대회로 30명 만이 출전한 투어 챔피언십에 나섰다. 평균 타수 70.252타로 25위에 상금 랭킹은 30위(약 34억원)로 마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는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을 꼽았다.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를 기록한 데다 코스도 좋았다”고 회고했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1승씩 있는 콜린 모리카와, 매슈 울프, 캐머런 챔프(이상 미국) 등과 신인상을 다퉜다. 우승 트로피가 없는 게 핸디캡이 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PGA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임성재는 시즌 내내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고 수상 배경을 전했다.
PGA 2부 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은 임성재. 동아일보 DB
2부 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 다음 시즌 1부 투어 신인상을 차례로 받은 것은 1997년 스튜어트 싱크(미국) 이후 임성재가 22년 만이다.
모처럼 짬을 내 관광에 나선 임성재. 동아일보 DB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PGA투어 올해의 선수에 개인 통산 세 번째로 선정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투어 챔피언십 등시즌 3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도 1위를 차지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