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기간 중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평소보다 2배 수준
"가족에겐 미안…'꼭 필요한 일' 한다는 보람으로 일해"

“명절 연휴 중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더 많은데 쉴 수만 있나요. 보람으로 일합니다.”
추석 다음날인 1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단지 안.
서구 관내 쓰레기를 수거하는 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분주하게 100ℓ짜리 음식물쓰레기통을 끌고 와 수거 차량 앞에 차례로 세웠다.
3인 1조로 편성된 미화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5시간 동안 화정·풍암·금호동 내 아파트 단지 20여 곳을 돌며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평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월요일보다도 2배 가량 양이 많다.
더욱이 추석 당일이었던 전날에는 모든 미화원들이 쉬었기 때문에 이날 배출된 음식물쓰레기는 유독 양이 더 많았다.
최근 수거차량 장비가 전동화되면서 작업 편의는 좋아졌다. 하지만 성인 허리 높이까지 오는 크기의 통에 음식물쓰레기가 가득찬 경우에는 무게가 80~90㎏가량 된다.
실제 통에 달린 바퀴를 이용해 서너차례 끌기만 해도 미화원들 얼굴에서는 비지땀이 흘렀다.
음식물쓰레기는 하루만 수거를 걸러도 금세 통이 가득 차고 악취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휴 4일 동안에도 미화원 대부분이 하루 정도만 쉬고 쓰레기 수거작업에 투입된다.
11년 차 미화원 이윤(49)씨도 추석 당일이었던 전날 가족과 함께 처갓집에 들러 차례를 지낸 뒤, 근무를 위해 홀로 광주에 돌아왔다.
이씨는 “매년 명절마다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 짧아 미안하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도 든다”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명절에는 우리 일손이 더 필요한 만큼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가장 힘든 점으로 여전히 곱지 않은 주민들의 시선을 꼽았다.
그는 “미화원들은 밤낮, 명절 없이 깨끗한 도시 만들기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지나가면서 건네는 짧은 격려가 큰 힘이 된다. 잠깐 불편하더라도 주민들이 양해하고 미화원들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